[나눔, 다시 희망으로] 이랜드그룹 2011년부터 운영한 韓中 협력 모델… 올해 고교생까지 지원 대상 늘리고 年 1000명에 3년간 멘토링 등 제공… 지금까지 대학 진학률 92% 달해
중국 산골 마을에서 자란 아이징원(20)은 세 살 무렵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로 부모를 잃었다. 조부모 손에서 자라 중학교까지는 다녔지만 고등학교 진학은 꿈조차 꾸지 못했다.
“농사일로 겨우 먹고사는 집안에서 등록금은 감당할 수 없는 일이었어요.”
그런 그에게 2021년 이랜드가 운영하는 ‘양광장학사업’은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장학금과 생활비, 멘토링 지원을 통해 고등학교 과정을 마친 그는 현재 의과대학 물리치료학과 1학년에 재학 중이다. 마을 최초의 대학생이 된 그는 방학마다 고향으로 돌아가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아이들에게 무료 과외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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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그룹-중국장애인복지기금회 양광장학사업 협약식 사진. 이랜드 제공
노재헌 주중 한국대사는 “이번 협약은 ‘사랑에는 국경이 없다’는 정신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라며 “이번 협약이 양국의 포용과 공생의 가치를 함께 실천하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랜드 관계자는 “우리는 지원이 가장 필요한 곳을 찾아가는 데 자부심을 둔다”고 말했다.
윈난성 린창 지역의 한 가정을 방문하기 위해 비행기를 두 번 갈아타고 차로 8시간, 말을 타고 6시간, 도보로 2시간을 더 걸어가야 했던 일화는 그 진정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지원의 사각지대가 있는 한 현장 방문은 멈추지 않는다’는 것이 이랜드 사회공헌의 원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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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 장학금 규모는 약 3억2000만 위안(613억 원)에 이른다. 2025년 기준 이랜드가 중국 사회에 환원한 누적 기부액은 현금과 물품을 포함해 약 11억7500만 위안(2200억 원)을 넘어섰다.
양광교육봉사단의 교육 봉사 모습.
가정집을 교실로 삼고, 공공시설을 빌려 지역 맞춤형 수업을 진행하며 교육 격차 해소와 공동체 회복의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시기에도 온라인 멘토링을 이어가며 ‘배움이 멈추지 않는 나눔’을 실천했다.
양광장학생 기념 촬영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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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는 사회공헌을 ‘사업의 부속’이 아닌 ‘핵심 전략’으로 인식하며 ‘순이익의 10% 사회 환원’ 원칙을 30여 년간 실천해왔다. 그 결과 중국 정부로부터 자선 분야 최고 권위 상인 ‘중화자선상’을 2011, 2012, 2015, 2018년 등 네 차례 수상했다. 글로벌 기업으로서는 최초의 기록이다.
최종양 이랜드그룹 부회장은 “이랜드는 중국에서 성장한 기업으로서 이 땅에서 받은 것을 지역사회에 돌려주는 것은 당연한 책임이다. 장애인 가정 청소년이 자신의 가능성을 포기하지 않도록 돕고 정부와 함께 실효성 있는 사회공헌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이랜드의 장학 사업은 이제 ‘한 학생의 지원’을 넘어 ‘지역의 교육 생태계를 바꾸는 일’로 진화하고 있다. 장학생이 자립하고 다시 후배의 손을 잡는 순환 구조는 빈곤 지역의 인적 자본을 복원하는 힘이 되고 있다.
14년의 시간 동안 씨앗은 나무가 됐고 이제 그 나무들이 숲이 돼 또 다른 세대에 사랑을 전한다. 이랜드의 ‘10년의 약속’은 오늘도 조용히, 그러나 단단하게 이어지고 있다.
윤희선 기자 sunny0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