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올드&] 백남종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고도의 치료는 대학병원 대면 진료… 만성질환은 비대면 진료가 큰 도움 비대면 관련 법제화 논의 서두르고… 대학병원-지역의료, 역할 분담을”
13일 경기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에서 백남종 분당서울대병원 교수가 최근 질병 패턴의 변화와 비대면 진료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원격의료산업협의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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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진료가 필요한 이유는 최근 질병 패턴이 바뀌고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아파야 병원을 방문해 치료를 받았지만, 최근에는 치료에서 예방 쪽으로 중심축이 많이 이동했습니다. 고령화로 인해 만성질환이 늘어난 것도 큰 변화죠.”
13일 분당서울대병원에서 만난 백남종 분당서울대병원 교수(한국원격의료학회 이사장)는 비대면 진료의 필요성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이제는 비대면 진료가 대면 진료를 보완하는 방식으로 가야 늘어나는 의료 수요를 감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백 교수는 “대학병원에서만 할 수 있는 고도의 치료는 대면 진료로 가되 관리가 가능한 만성질환 환자의 경우 비대면 진료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정부는 최근 의정 갈등으로 인한 의료 공백 사태가 일단락되며 지난달 17일 보건의료 위기경보 ‘심각’ 단계를 같은 달 20일 해제했다. 그 결과 의정 갈등 기간에 확대됐던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의 범위를 다시 축소해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의 비대면 진료는 제한되며 비대면 진료 비율도 30%로 제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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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발의된 ‘비대면진료 의료법 개정안’의 최대 쟁점은 초진 환자 허용 범위다.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 거주하거나 군인, 교정시설 수용자 등 일부 인원에 한해서 비대면 초진 진료를 허용한다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비대면 진료를 추진하려는 병원이나 플랫폼 기업의 입장에서는 초진 환자의 비대면 진료가 제한되면 환자 유입 동력이 사라진다. 이날 이솔 닥터나우 대외정책이사(원격의료산업협의회 공동대표)는 “비대면 진료를 재진에만 허용할 경우 기존에 방문하였던 병원이 영업하지 않으면 비대면 진료도 이용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한다”며 “비대면 진료의 취지가 환자들의 접근성 향상인데 그 효과가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백 교수는 “의료진이나 병원 입장에서도 비대면 인프라를 갖추고 비대면 진료를 할 시간을 빼놔야 하는 등 많은 자원이 투입되기 때문에 제도적 지원이 없으면 적극적으로 활용하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현재 비대면 진료는 전체 외래진료의 0.3% 수준이다.
비대면 진료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대학병원 쏠림 우려에 대해 백 교수는 “대학병원과 지역 의료 병원의 역할을 이제는 나눠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지역 의료 인프라 부족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없는 만큼 주요 대학병원에서만 해결할 수 있는 환자 수요는 빠르게 해당 병원으로 넘기고, 그 밖에 경증 질환이나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 등은 지역의료 병원이 소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백 교수는 “이런 의료 자원 분배에 있어서도 비대면 진료가 도움이 된다”며 “디지털 시대에 맞게 의료 현장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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