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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관영매체 “오키나와는 일본 아냐”…다카이치 ‘대만발언’에 맞불

입력 | 2025-11-17 14:58:00

시진핑 중국 (왼쪽)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동아일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개입’ 발언으로 중국과 일본 정부가 연일 날 선 발언을 주고받는 가운데, 관영언론 차이나데일리가 “류큐(琉球, 오키나와의 옛 이름)는 일본이 아니다”라고 보도해 논란이 되고 있다.

중국 공산당 중앙선전부 소유인 차이나데일리는 이달 15일 오키나와를 방문 취재하는 형태로 현지인을 인터뷰했다.

인터뷰 대상자는 오키나와 출신 음악가이자 영화감독, 평화 활동가인 로버트 가지와인데, 그는 “1879년 일본은 류큐를 침략해 합병한 뒤 오키나와현으로 강제 개칭했으며 이는 류큐 식민지화의 시작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는 일본과는 별개의 고유한 문화·역사·언어·가치관·신념·정체성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키나와가 일본 본토에 침략당해 강제로 일본으로 합병됐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는 아울러 다카이치 총리의 최근 대만 관련 발언으로 “중국과 일본 간에 전쟁이 나면 류큐에 주둔하는 일본군이 주요 공격 대상이 돼 류큐에 큰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다카이치 총리 발언으로 사이가 틀어진 중일 관계로 인해 오키나와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뜻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달 7일 국회 답변 과정에서 대만 유사시 “전함을 사용해 무력행사를 수반한다면 존립 위기 사태가 될 수 있는 경우”라며 사실상 양안(중국과 대만 사이) 문제에 개입할 것을 시사했다. 이에 중국은 곧바로 일본을 향해 날 선 발언을 연일 날리고 있다.

중국은 “독립 왕국이었던 류큐가 명·청(明·淸) 시기 중국의 번속국(藩屬國, 조공국)이었으며 1879년 일본에 강제 합병돼 오키나와(沖繩)로 개명된 뒤에도 청 조정은 이를 승인하지 않았지만, 청일전쟁에 패하고 나서 류큐의 주권을 따질 수 없는 입장이 됐다”고 주장해 왔다. 여기에는 중국이 오키나와에 대한 종주권을 일본에 강제로 빼앗겼다는 의미가 담겨 있어 보인다.

중일 양국은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등 동중국해 문제로 대립해 왔고 일본이 대만 문제에 개입하는 기색을 보이면 중국은 오키나와의 위상을 문제 삼는 식으로 대응해 왔다. 실제 지난 2023년 6월 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 고적 보관소인 국가판본관을 찾아 오키나와 사신록에 대한 설명을 듣고 “과거 푸젠성과 오키나와의 교류 역사가 깊다”고 발언했고, 중국 관영 언론매체들이 이를 앞다퉈 보도한 바 있다.

일각에선 차이나데일리의 이번 보도가 일본 총리의 ‘대만개입’ 발언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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