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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 공짜” 가짜영상에 수백명 우르르…2억어치 털렸다

입력 | 2025-11-17 09:58:00

차량을 끌고 와 배추를 가져가는 사람들. 영상 캡처 


‘배추를 무료로 가져가도 된다’는 가짜 영상이 퍼지면서 축구장 약 20개 면적의 배추밭에 수백 명의 사람들이 몰려드는 일이 벌어졌다. 이들은 배추밭 주인의 호소에도 수확을 앞둔 배추들을 몽땅 뽑아가면서 약 2억 원대의 손해를 입혔다.

피해를 입은 농가는 네이멍구 츠펑(赤峰)시에 위치한 한 배추밭. 최근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해당 농가에서 “배추를 무료로 나눠준다” “배추를 가지러 오라” 등의 내용이 담긴 가짜 영상이 삽시간에 퍼졌다. 12일 중국청년보에 따르면 배추밭 주인 리 씨는 “처음에는 인근 마을 주민들만 와서 수확했고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아서 ‘그만 가져가라’고 말하며 상황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6일 오전부터 통제 불능한 상황을 마주하게 됐다고 한다. 리 씨는 “갑자기 수백 명이 몰려왔길래 가져가지 말라고 했지만 현장에서 전혀 통제가 안 됐다”고 했다. 실제 당시 상황이 찍힌 영상에는 자전거를 타고와 배추를 소량 가져가거나 여러 사람과 함께 마대자루에 배추를 가득 담아가는 이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심지어 대형 화물차를 몰고와 배추를 작정하고 실어가는 이들도 있었다.

피해를 본 면적만 200묘(亩), 약 4만 평에 이른다. 이는 축구장 약 20개 크기다. 리 씨는 현지 매체에 “배추는 이미 판매할 곳이 정해져 수확만을 앞두고 있었다”며 “배추를 무료로 나눠준다고 한 적이 없다”고 토로했다. 이로 인해 리 씨가 입은 손해는 약 100만 위안(약 2억 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현지에서는 “소량으로 채소나 과일 등을 도둑 맞은 사례는 있지만 대규모 약탈 사례는 드물다”는 말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배추를 가져간 사람 모두 처벌 대상이라고 밝혔다. 저우빙젠 난카이대 법학과 교수는 “일부 사람은 모두가 함께 이러한 범죄를 저지르면 법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오해”라며 최대 15일 구류와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또 왕웨쉬 변호사는 “가짜 영상을 퍼뜨려 농가에 직접적 손실을 초래한 경우 치안관리처벌법 25조에 따라 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앞서 지난달 폴란드에서도 한 농부가 감자를 무료로 나눠준다는 거짓 소문이 SNS를 통해 퍼지면서 감자 150t(톤)을 도난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에도 수백 명의 사람이 몰려왔고, 한 사람이 최대 60t의 감자를 실어간 사례도 적발됐다. 

조혜선 기자 hs87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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