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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2000억달러 최우선 투자처… ‘美 아킬레스건’ 전력 인프라 거론

입력 | 2025-11-17 03:00:00

미중 AI 경쟁 속 막대한 전력 필요
초대형 관급공사 韓기업 참여 늘려야
알래스카 LNG 투자도 배제 못해



뉴시스


한국이 미국에 현금으로 투자하기로 한 2000억 달러의 최우선 투자처로는 원전과 변전소, 송배전망 등 전력 인프라가 거론된다. 미국 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을 구축하는 데 천문학적인 민간 투자가 이뤄지고 있지만 전력 인프라가 이를 따라가지 못해 ‘아킬레스건’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한미 정부가 14일 발표한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에 따르면 한국의 대미(對美) 투자 분야는 ‘경제 및 국가 안보 이익 증진에 기여할 것으로 보이는 분야에 집중할 예정이며 조선, 에너지, 반도체, 의약품, 핵심광물, AI·양자 컴퓨팅 등이 포함되나 이에 국한하지 않는다’라고 명시됐다. 사실상 투자처 선정에 재량권을 가진 미국 정부의 관심 분야에 투자할 가능성이 크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한국과 일본에서 받은 투자금을 원전을 포함한 에너지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중 간 AI 등 첨단산업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이를 뒷받침할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지만 미국 내 발전소와 변전소, 송배전망 등 전력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이다. 한일 투자금은 AI 등 첨단산업과 희토류 등 핵심광물 공급망 강화에 필요한 전략 재원으로도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에 한국의 투자금을 활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지난달 30일 X(옛 트위터)에서 투자처로 “알래스카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에너지 인프라, 핵심 광물, 첨단 제조, AI 및 양자 컴퓨팅” 등을 언급한 바 있다. 한국 정부는 해당 사업이 ‘상업적 합리성’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지만 미국 측의 참여 요구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향후 대미 투자 과정에서 개별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의 참여를 늘려 실질적인 이익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 내 에너지 등의 분야에서 초대형 관급 공사가 추진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국 기업이 건설 등에 참여하는 방안을 같이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허정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한국국제통상학회장)는 “이번 대미 투자를 계기로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중견 기업의 미국 진출을 정부가 지원하면 시너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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