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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훈 “제조-바이오-방산에 AI접목… 한국을 아태 AI수도로”

입력 | 2025-11-15 01:40:00

‘동아폴리시랩’ 기조강연
“韓 AI 대전환, 테크기업들도 주목
엔비디아 GPU 공급-협력 이어져”
“美中사이 기술주권 확보를”의견도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4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동아폴리시랩’에서 ‘대한민국 AI 정책 방향’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배 부총리는 “엔비디아도 한국을 파트너로 선택한 것”이라며 “아시아태평양의 AI 수도로 성장할 수 있다”며 우리의 잠재력을 강조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인공지능(AI) 시대엔 국가 간 장벽이 없다. 우리의 목표는 전 세계 개발자들이 선택하는 세계 톱 수준의 자체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만드는 것이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14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동아폴리시랩’ 기조강연에서 AI 정책 방향을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배 부총리는 “지난해만 해도 한국이 자체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만드는 게 맞느냐는 얘기도 많았고, AI 투자가 과도하다거나 미국에 의존해 협업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며 “그러나 미국 등의 오픈소스 모델이 폐쇄형으로 바뀐다면 어떻게 되겠나. 자체적인 AI 모델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테크 투자 몰리는 韓, 아태 AI 수도 도약 가능”

배 부총리는 한국이 아시아태평양의 ‘AI 수도’로 도약할 수 있는 잠재력도 충분하다고 봤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방한해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 26만 장을 한국에 공급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AI 대전환을 이루려는 우리의 의지와 역량을 주목해서라는 설명이다. 배 부총리는 “엔비디아가 중국과 협업할 순 없으니 그 다음 차선으로 적합한 나라가 어디일지 고민했을 것이고, 그게 대한민국이라고 생각한 것”이라며 “요즘 해외 언론에서 ‘왜 한국에만 테크 기업 투자가 몰리느냐’는 기사가 나올 정도”라고 했다. 또 “전 세계적으로 정부가 이렇게 선제적 AI 투자와 마중물 역할을 하는 곳은 많지 않다. 한국은 정부, 기업, 학계가 똘똘 뭉쳐서 AI 대전환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이 기존에 보유한 강한 제조업과 기술력도 향후 AI 시대에 앞서 나갈 수 있는 요인으로 꼽았다. 배 부총리는 “우리가 제조 바이오 방산 쪽에 강점을 갖고 있다”며 “이런 분야에 AI가 접목됐을 때 파괴적인 영향력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실제 오픈AI도 한국이 매력적인 AI 수도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설립하기 위한 협업을 하고 있다”며 “엔비디아도 피지컬 AI를 위해 한국을 파트너로 선택했으며, 현대자동차 외에도 앞으로 다양한 제조 기업과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 “피지컬AI 발전시키려면 양질 데이터 확보 필수”

‘동아폴리시랩’에서는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가 좌장을 맡아 당국과 학계, 국책 연구원 등 전문가와 함께 ‘산업현장의 AI 혁신과 국가 경쟁력’을 주제로 토론을 진행했다. 김경만 과기정통부 인공지능정책실장은 피지컬 AI 실현을 위한 양질의 데이터 확보가 당면 과제라고 밝혔다. 김 실장은 “단순히 거대언어모델(LLM)이 아니라 거대행동모델(LAM)로 발전시켜 피지컬 AI 기반을 다져야 한다”며 “결국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하지 않으면 피지컬 AI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홍성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AI 인재 확보를 우선순위로 꼽았다. 홍 연구위원은 “인재 없는 제도 마련은 의미가 없다”며 “좋은 인재들이 순환하는 허브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안준모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도 “엔비디아의 젠슨 황, AMD의 리사 수도 미국 회사 CEO지만 대만계 등 외국 출신”이라며 “인재 양성뿐만 아니라 외국인이 좋은 회사를 우리나라에 창업할 수 있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미중 AI 패권 경쟁 가운데서 ‘기술주권’을 확보해 독보적 협상력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안 교수는 “(AI 분야에서)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기술 독립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우리나라도 협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확실한 경쟁우위를 가져야 한다”고 했다.

이원태 국민대 특임교수는 “AI가 창출하는 혜택을 국민 전체가 어떻게 향유할 수 있을지도 고민해야 한다”며 “‘AI 헬프스테이션’ 등 AI 활용을 돕는 교육도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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