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당시 모습이 담긴 사진. 틱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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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딸이라면’이라는 생각으로 보호하고 싶었다.”
미국의 한 놀이공원에서 발생한 돌발사고로 10대 소녀가 크게 다칠 뻔 한 것을 온몸으로 막은 캐시 에빈스(33)가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전한 말이다. 당시 롤러코스터를 탄 캐시는 안전벨트가 풀린 10대 소녀의 상황을 재빨린 알아차린 뒤 소녀가 튕겨나가지 않게 남편과 함께 그를 붙잡았다. 다행히 큰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다.
7일(현지시간) WP에 따르면 이 아찔한 사고는 지난달 11일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 있는 ‘월드 오브 펀’ 놀이공원에서 발생했다. 캐시는 남편 크리스 에빈스(44)와 함께 놀이공원을 찾았고, 롤러코스터는 이들이 매번 이용하는 놀이기구였다. 이날도 롤러코스터에 탑승한 부부가 스릴을 즐기고 있던 도중 뒷좌석에서 초등생으로 추정되는 한 소녀가 “안전벨트가 풀렸다”며 소리를 질렀다. 이때 롤러코스터는 205피트(약 62m) 높이를 향해 오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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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러코스터 가장 높은 곳에서 탑승객 얼굴을 찍어주는 사진을 통해 당시 이들의 표정이 고스란히 남겨지게 됐다. 캐시는 소녀를 보호한 이유에 대해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이 ‘내 딸이라면 어땠을까?’ ‘내 아이라면 나는 무엇을 했을까’라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엄마의 마음으로 소녀를 보호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WP에 밝혔다. 부부에게는 실제 9살인 딸 루나가 있다고 한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부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영웅’으로 불리고 있다.
부부는 놀이공원 측에 정식으로 항의했고 시즌 이용권 환불도 요청했다. 공원 측은 문제의 롤러코스터 운행을 일시 중단하고 정밀 점검에 들어간 결과, 해당 롤러코스터에 설치된 36개의 안전벨트 중 약 20개가 교체 대상인 것으로 드러났다. 부부는 “소녀를 도울 수 있어서 다행이었지만 그런 상황이 생겼다는 사실이 안타깝다”고 했다. 부부는 이에 놀이공원에서 놀이기구 안전점검을 진행한 뒤 24시간 내에 결과를 공개하도록 하는 법안을 추진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조혜선 기자 hs87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