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력으로 평등 추구 시도 한계에 봉착 역사의식 빈곤한 민주당은 正道까지 외면 세계 속 한국 살펴 자유민주 가치 회복해야
김형석 객원논설위원·연세대 명예교수
광고 로드중
제2차 세계대전은 인류 역사상 가장 큰 비극을 남겼다. 전쟁을 끝내면서 전 인류는 다시는 전쟁이 없는 평화와 자유의 세계를 소원했다. 인류가 한 가정과 같이 공존하면서 국가들이 더 영구한 희망의 역사를 창출해주기를 기원했다. 유엔이 그 임무를 위임 맡고 탄생했다.
그러나 그 기대와 희망은 버림받고 말았다. 전쟁을 승리로 이끈 한 축인 옛 소련의 스탈린은 전쟁 후 혼란과 무질서의 기간이 공산정권의 세계화를 위한 적기(適期)라고 판단하고, 5년 후에 6·25전쟁을 감행했다. 전쟁이 불리해지자 중공군까지 가세해 승자 없는 휴전으로 끝냈다. 그 결과는 무엇이었는가. 수많은 선량한 국민과 군인을 희생시켰고 한반도를 폐허로 만드는 결과를 불러왔을 뿐이다. 그 결과로 냉전이라는 무력 없는 전쟁 기간을 남겼다.
2022년에는 ‘제2의 스탈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분열과 점령을 위한 또 하나의 전쟁을 일으켜 지금까지 허용할 수 없는 비극과 무의미한 전투를 지속하고 있다. 북한 동포들까지 공산군으로 참전해 희생의 제물로 삼고 있다. 100년 뒤 ‘우크라이나 전쟁이 무엇을 남겼는가’라고 물어보라. 지도자들의 무지와 권력을 위한 제물로 기억될 것이다.
광고 로드중
중국공산당 초기 지도부는 일찍부터 유럽의 국제공산주의 지시와 교육을 받았다. 그들이 마오쩌둥(毛澤東)을 중심으로 장제스(蔣介石) 자유중국 정부를 대만으로 축출하고 공산국가를 성공시켰다. 그들은 2000년 이상 정신적 전통을 이어 온 사상과 윤리관을 버리고 마르크스-레닌 사상을 이어받아 마오쩌둥을 시발 삼는 새로운 공산국가를 창출하는 변화를 강행했다. 지금은 ‘제2의 마오쩌둥’을 자처하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아시아 전역에 걸친 공산화를 추진하고 있다. 푸틴과 시의 공통점이 있다면 그들은 공산사회에서 태어나 집권했기 때문에 자유세계와 정신적 평화에서 주어지는 사상과 문화를 체험해 보지 못한 시대에 살았다. 공산주의 연못에서 자라 득세한 지도자들이다. 그런 최악의 정치·사회적 종말을 자초한 북한이 지금의 김씨 왕가로 나타났다.
그러나 역사의 강물은 바다로 흐르게 돼 있고, 경제적 여유가 주어지면 정신적 자유는 높은 곳에서 낮은 사회로 내려가게 된다. 공산주의는 단적으로 표현한다면 정치권력으로 경제적 평등사회를 만드는 것이 최후의 목표다. 그 기간에는 경제를 주관하는 법치국가로 나아가기 어렵고, 자유로운 정신문화는 탄생하지 못한다. 낮은 물질적 가치에 안주하기 위해 높은 삶의 가치를 찾아 누리지 못한다. 러시아와 중국은 그런 역사 성장의 과정을 벗어날 정신과 가치를 창출할 수 없었다. 공산세계의 한계에 도달한 셈이다. 그 결과 경제는 자유시장과 무역을 배제하거나 거부할 방도가 없었기 때문에 자유세계와 공존하는 상황으로까지 변화됐다. 자유경제체제에서 뒤지면 선의의 경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것이 지난 100년에 걸친 세계 역사의 현실이다. 앞으로 100년 동안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와 의무는 무엇인가. 한국은 광복 후 80년 동안 정치적 제재와 대중문화, 예술, 체육 분야에서 세계 수준에 도달했다. 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했어도 문예 분야의 성장도 국제 수준에 접근했다.
문제는 정치계와 정치지도자들의 지적 수준 미달과 후진성이다. 지금 우리 정치를 주도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의 역량 부족이 그 원인이다. 사람은 아는 것만큼 일하게 돼 있고, 인격 수준 이상의 지도력을 발휘하지는 못한다. 이승만 정부부터 김대중 정부까지는 국민이 존경하고 협력할 수 있었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부터 민주당 정권은 세계 속의 한국을 살피지 못했고, 역사의식의 빈곤으로 미래지향적인 식견과 방향까지 상실했다. 교육계의 책임을 회피할 수는 없으나 운동권 출신 지도자들의 실책이 컸다. 자기모순의 부정과 정책적 갈등을 지금도 계속하고 있다. 자유민주정치의 방향과 정도(正道)까지 외면하는 실정이다
광고 로드중
김형석 객원논설위원·연세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