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KAIST 교수에 이어 정부출연연 연구자에게도 포섭 메일을 보낸 사실이 드러났다. 국정원은 기술 유출 우려로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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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한국인 과학자를 포섭하기 위해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연구원들에게까지 무차별적으로 접근한 정황이 드러났다. KAIST 교수 대상 포섭 메일 논란에 이어, 정부 산하 연구기관으로 손길을 확대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기술 안보 위협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 KAIST 이어 출연연까지… 국정원, 전수조사 착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최수진 의원이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및 산하 출연연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초 다수의 출연연 연구자가 중국발 포섭 메일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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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연연 곳곳에 수백 통 발송… ‘1000talent’ 도메인 포섭 메일 확인
조사 결과,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226건, 한국재료연구원(KIMS) 188건,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127건, 국가독성과학연구소(KIT) 114건 등 기관별로 수백 통의 포섭 메일이 발송된 것으로 드러났다.
메일 대부분은 ‘중국의 뛰어난 과학자 펀드 초청’ 등 제목으로 발송됐으며, 1000fb.com, 1000help.tech, 1000talent.online 등 ‘천인계획’을 연상시키는 도메인이 다수 사용됐다. ‘1000’을 포함한 도메인명은 중국의 인재 양성 프로그램인 ‘천인계획(Thousand Talents Plan)’ 관련 피싱 메일 패턴으로 확인된다.
● 차단 강화하자 ‘Foreign Expert Project’로 이름 바꿔 재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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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측 차단이 강화되자, 중국 측은 단체 메일 대신 최근 ‘Foreign Expert Project’, ‘Qiming’, ‘China Talent Innovation Hub’, ‘111 Project’ 등 새로운 이름을 내세워 출장·협력 명목의 초청 메일을 보내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는 기술 인력 유출 방지를 위해 정부가 강화한 스팸 차단 체계를 우회하려는 시도로 분석된다.
● “연구보안은 곧 국가안보”… 제도적 대응 시급
과학기술계 관계자는 “최근 천인계획은 단순한 인재 유치가 아니라 반복 초청과 교류를 통해 친밀도를 높이며 기술 접점을 넓히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가정보원은 “천인계획은 해외 핵심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전략적 포섭 공정”이라고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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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영 기자 ghkdtndud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