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특수공무 집행 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재판에서 눈을 감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공 영상 캡처
광고 로드중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국군의날 만찬 자리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등을 거론하며 ‘총으로 쏴서라도 죽이겠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는 증언이 법정에서 나온 것을 두고 또다시 두둔하는 발언이 나왔다. 윤 전 대통령 부부와 가깝다고 알려진 서정욱 변호사가 “그냥 분노의 표현”이라고 말한 것. 이틀 전에는 국민의힘 대변인이 “친구들끼리 이런 종류의 얘기는 많이 한다”고 했었다.
서 변호사는 5일 YTN라디오 ‘김준우의 뉴스 정면승부’에서 “그때 한동훈 대표하고 윤 대통령 사이가 안 좋았다. 썰렁한, 싸늘한 분위기였다. 그때 (한 전 대표가) ‘측근 김 여사 라인 정리하라’ 그러니까 대통령이 분노의 표현으로 ‘한동훈 쏴 죽이고 싶다’ 이 정도로, 분노의 표현일 수도 있다”고 했다. 앞서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은 3일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이) 한동훈 전 대표하고 일부 정치인들 호명하면서 당신 앞에 잡아오라 그랬다. 총으로 쏴서라도 죽이겠다고 했다”고 증언했다.
다만 서 변호사는 곽 전 사령관의 증언이 거짓일 가능성이 있다고도 봤다. 그는 “거짓말일 가능성이 한 90%”라며 “이분이 계엄 때 대통령과 12시 30분에 통화했는데 12시 20분에 이미 ‘문을 부수고 들어가라’ 자신이 지시한 게 나왔다. 선후가 안 맞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기 잘못을 덮기 위해서 오히려 한 전 대표를 끌여들여가지고 내란 프레임을 만들기 위해서 허위 진술을 했을 가능성이 상당히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10% 정도는 진짜 대통령이 했을 수 있지만 그건 그냥 분노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광고 로드중
앞서 국민의힘 이준우 대변인도 3일 같은 프로그램에서 “(곽 전 사령관이) 처음으로 갑자기 (법정에서) 이 얘기를 꺼냈다고 그러는데 사실 신뢰성을 얻기가 힘들다”며 ”친구들끼리 있다가도 총 얘기는 안 하더라도 ‘너 진짜 죽는다’ 이런 얘기 있지 않느냐, 그런 얘기는 왕왕 한다“고 했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같은 날 공지를 통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윤 전 대통령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조혜선 기자 hs87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