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 1주년을 하루 앞둔 4일(현지 시간) 치러진 버지니아와 뉴저지 주지사 선거에서 모두 민주당 후보들이 당선됐다. 미국 최대 도시인 뉴욕 시장 선거뿐 아니라 두 주의 주지사 선거에서도 민주당이 승리한 것이다.
특히 직전 주지사가 공화당 소속이었고, 뉴욕이나 뉴저지주보다 상대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버지니아주에서 민주당이 승리한 건 특별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시각이 많다. 또 내년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두 주지사 당선인이 모두 여성들로, 버지니아주에서 여성 주지사가 탄생한 건 처음이란 점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애비게일 스팬버거 버지니아주지사. 노퍽=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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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 시간) 치러진 뉴저지 주지사 선거에서 승리한 민주당의 마이키 셰릴 후보(53) 후보가 이스트브런즈윅에서 열린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셰릴 현 연방 하원의원은 이날 선거에서 공화당 잭 치터렐리 후보를 꺾었다. 2025.11.05. 뉴저지=AP/뉴시스
트럼프 대통령 당선 1주년을 하루 앞두고 진행된 이번 지방선거는 내년 11월 중간선거의 전초전 성격도 지니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연승하면서 유권자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국정 운영에 분명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 집권 1기 때 부통령이었던 마이크 펜스의 비서실장을 지낸 마크 쇼트는 “트럼프가 이번 패배를 어떻게 해석하든 공화당은 선거 결과를 ‘경고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WP에 전했다. WP는 “이번 선거의 출구조사에서 유권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사안은 경제였다”며 “이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트럼프를 승리로 이끈 핵심 이슈였다”고 지적했다. 고관세 등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정책에 유권자들의 불만이 크단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결과가 발표된 뒤 트루스소셜에 “여론조사 전문가들에 따르면 투표 용지에 트럼프가 적혀 있지 않았고, 셧다운(연방정부 일시 업무 정지)이 발생한 게 공화당이 오늘 선거에서 패한 두 가지 이유다”라고 적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