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통해 임대료 동결 등 사회주의 색깔 급진정책 정면 비판 ‘민주당 내 시장주의자들에 경고’ 진단…“정부 과도한 개입시 실패 설득해야”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강경 진보 성향의 조란 맘다니(34) 민주당 뉴욕시장 후보의 부상을 놓고 미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가 미국 사회 전체에 대한 경고라며 깊은 우려를 표했다.
WP는 맘다니 당선 가능성이 높은 뉴욕시장 선거를 하루 앞둔 3일(현지시간) 사설에서, 부와 특권을 가지고 태어난 맘다니가 자신을 받아들였던 국가를 지금껏 번영시켜온 자유 시장경제 시스템을 파괴하는 데 중점을 둔 세계관을 받아들였다고 비판했다.
맘다니는 부유층과 기업에 대한 세금 인상과 시 정부가 운영하는 공공 식료품점, 무상 보육과 무상 대중교통, 주택 시장에 대한 국가 개입 등 사회주의 색채가 짙은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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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다니가 주 의회에 선출되기 전까지 정규직으로 일한 경력은 비영리 단체에서 약 1년 동안 상담사로 근무한 게 전부일 정도로 경험이 일천한 것도 문제로 지적했다.
WP는 “그가 당선된다면 5명의 유급 직원을 이끌던 자리에서 1160억 달러 규모의 예산과 30만 명의 시 공무원을 감독하는 직위에 오르게 된다”고 지적했다.
흥미로운 점은 뉴욕 유권자들도 맘다니의 부족함을 인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달 30일 발표된 에머슨 칼리지와 더힐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뉴욕 시민의 47%는 맘다니가 시장으로서 충분한 경험을 갖추진 못했다고 응답했다. 경험이 충분하다는 응답은 39%에 그쳤다.
민주당에서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앤드루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가 시장직에 적합하다는 의견이 75%에 달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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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맘다니 열풍의 배경에는 기성 정치에 대한 시민들의 깊은 염증이 자리한다. 쿠오모는 주지사 시절 성희롱 스캔들로 불명예 퇴진했다. 현 시장 에릭 애덤스도 부패 스캔들로 중도에 물러났다.
맘다니의 등장은 뉴욕을 넘어 미국 민주당 전체의 지각 변동을 예고한다. 일각에서는 대선 출마 자격도 없는(우간다 태생) 맘다니의 뉴욕시장 당선의 의미를 과대평가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하지만,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 등 진보 진영 대표 주자들이 맘다니의 유세에 총출동해 힘을 실어주고 있어 간단한 문제가 아닐 수 있다.
특히 중도 성향의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까지 그의 집회에 참석한 것은 민주당 내 무게 중심이 진보파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으로 평가된다고 WP는 전했다.
WP는 “맘다니의 성공은 자유 시장을 옹호하는 민주당 당원들에게 ‘더 나은 모습을 보이라’는 강력한 경고”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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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최선의 시나리오는 맘다니가 신중하고 점진적인 접근 방식을 취해, 급진적 정책을 도시 전체에 즉시 적용하는 대신 시범 프로그램을 시도하는 것이라며 “그는 뉴욕시장에 당선되기 충분한 유권자를 확보한 것으로 보이지만 (그의 급진 정책에 반발한) 뉴욕시민들이 대거 도시를 떠나기 시작하면 온건파가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