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0월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열린 한미 공식 환영식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무궁화 대훈장을 수여하고 천마총 금관 모형을 선물하고 있다. 2025.10.29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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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핵추진잠수함 건조를 승인하되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에서 만들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우리 정부에서 ‘불가론’이 나오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3일 동아일보 기자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자국용 정치 언어”라고 말했다. 애초 이재명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요구한 것처럼 핵잠의 동력원인 소형 원자로를 돌릴 연료, 즉 저농축 우라늄을 미국에서 공급받아 국내에서 건조하겠다는 것이다.
한미 간의 이런 온도차는 핵잠 완성까지 넘어야 할 관문이 적지 않음을 보여준다. 필리 조선소는 한화오션이 인수했지만 미국 법인이다. 당장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도 기술 이전을 해줄 테니 한국이 미국에서 만들라는 건지, 다른 무엇인지 추가 설명이 없어 불분명하다. 미국은 핵잠 기술 이전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고, 미국 내 건조를 위한 인허가 절차도 까다롭다. 우리 구상대로 농축 우라늄만 공급받으려 해도 핵 연료의 군사적 이용을 금지한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 등이 필요하다. 여기에 미국 내 건조 과정의 통제를 풀기 위한 각종 승인까지 거쳐야 한다면 불확실성이 한층 커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필리 조선소는 상선 건조 중심이라 잠수함을 만들 인프라가 없다. 관련 시설 구축에 수년이 걸릴 수도 있다. 조선업이 쇠락한 미국에서 잠수함 건조를 위한 숙련 노동자를 확보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 군은 국내에서 자체 개발하면 약 10년이 걸릴 것으로 본다. 배수량 5000t급 핵잠을 최소 4척 건조하겠다는 구상인데, 1척당 3조 원 이상 들어갈 것으로 예상한다. 완성 시점이 밀릴수록 비용 부담도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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