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 긴축 가능성은 낮지만 민간은행 부실로 신용위기 생기면 갑작스러운 조정에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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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주식, 부동산, 금 등 모든 자산의 가격이 한꺼번에 오르는 이른바 ‘에브리싱 랠리(Everything Rally)’가 펼쳐지고 있다. 투자에 관심이 없었던 사람들은 부를 축적할 수 있는 기회를 나만 놓친 건 아닌지 불안하고, 투자 자산을 보유한 사람들은 이 상승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궁금하다. 최근의 자산가격 상승세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김기영 신한 프리미어 PWM이촌동센터 팀장
이처럼 유동성이 풍부하게 공급돼 자산 가격이 상승하는 환경을 유동성 장세라고 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광의 통화량(M2 기준, 평균 잔액)의 증가율은 지난해부터 전년 대비 6%를 초과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긴축이 진행됐던 2022년, 2023년보다 1.5배 높은 증가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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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혁신으로 인한 기업 생산성 증가(주식)나 수요·공급의 불균형(금, 부동산) 등 자산 가격의 상승에 기여한 다른 원인도 있다. 하지만 유동성이 감소할 경우 자산 가격 변동성이 커지므로 투자자 입장에서는 유동성이 감소하는 시점이 언제일지 관심을 갖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
중앙은행이 긴축으로 돌아설지 여부는 한국 금융통화위원회,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 금리 결정 기관의 회의 결과를 통해 파악할 수 있다. 통화정책 운용은 거대한 항공모함을 운전하는 것과 같아 방향을 바꾸기 전 선제적 예고가 필요하며 한번 방향을 정하면 상당 기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8월 금통위 후 발표한 통화정책방향문에서 ‘향후 통화정책은 성장의 하방 리스크 완화를 위한 금리 인하 기조를 이어 나간다’고 언급한바, 긴축으로 빠르게 전환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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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은행이 완화 기조를 이어가더라도 채무자의 부도나 파산으로 대규모 부실자산이 발생할 경우, 말 그대로 신용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 민간은행의 신용 창출이 감소할 수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로 은행 간 불신이 극심해져 발생했던 2008년 금융위기가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달 중순 미국 주식시장이 갑작스러운 조정을 겪은 것도 자이언스 뱅코프 등 일부 미국 지역은행이 대규모 대출 손실을 보고하면서 은행들의 연쇄 부실로 퍼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다행히 파장은 일부 은행에만 국한되고 시스템 리스크는 아니라는 시각이 퍼지며 불안심리는 다시 회복된 상황이다.
다만 그럼에도 유동성 감소를 불러일으킬 원인은 중앙은행의 통화 긴축보다는 신용위기가 될 가능성이 높기에 투자자들은 국내외 금융시장 부실 관련 소식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생선의 꼬리와 머리는 고양이에게 주라’는 투자 격언이 있다. 유동성 장세의 상승을 누리되 과도한 낙관이나 비관을 멀리하고 시장의 변동성을 초래할 리스크를 객관적으로 따져보고 대비하는 것이 바람직한 투자자의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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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영 신한 프리미어 PWM이촌동센터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