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기념 ‘신라 금관’ 사상 첫 6점 한자리에 천마총-금관총 등 첫 발굴 104년만에 왕권-독창성 보이며 찬란한 자태 뽐내 금 허리띠-팔찌 등 장신구들도 전시
금관총 금관. 경주=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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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솟구친 나뭇가지 모양 세움 장식이 황금빛으로 반짝인다. 1500년 전 신라 마립간(麻立干)이 “하늘과 땅을 잇는 신성한 자”로서 머리에 썼던 ‘천마총 금관’. 국가지정유산 국보로, 순도 19.9K에 무게 1.2kg이 넘는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와 박물관 개관 80주년을 맞아 국립경주박물관이 특별전 ‘신라 금관, 권력과 위신’을 28일부터 개최한다. 5∼6세기 약 100년에 걸쳐 만들어져 지금껏 전하는 신라 금관은 모두 6점. 천마총 금관을 비롯한 모든 금관이 한자리에 모인 건 사상 처음이다.
● 신라 정체성 담긴 세계적 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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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경주박물관 제공
윤상덕 경주박물관장은 27일 열린 언론 공개회에서 “금관은 단순한 장신구가 아니라 왕의 권력과 신라의 독자적 정체성을 시각적으로 드러내는 문화유산”이라며 “사슴뿔과 새 모양 장식은 풍요와 초월적 권능을, 굽은옥과 달개는 생명력을 상징한다”고 밝혔다.
특별전의 백미는 역시 6개 금관. 한자리에서 찬찬히 살펴보며 다채로운 양식과 제작 기법을 비교해 볼 수 있다. 예컨대 5세기 후반 금관총 금관에선 미세한 원형 무늬가 세움 장식 가장자리를 따라 한 줄로 새겨져 있다. 반면 6세기 천마총 금관에선 두 줄이 나타난다.
신라 금관이 처음 그 존재를 드러낸 건 일제강점기인 1921년. 당시 경주 노서리에서 한 주민이 주막을 넓히는 공사를 하다가 ‘금관총’을 발견했다. 이후 1975년까지 금령총·서봉총·교동·천마총·황남대총에서 차례로 금관이 출토됐다.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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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경주박물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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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