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무역협상 타결 가능성에 닛케이 5만 돌파, 中-홍콩도 강세 美연준 금리인하 예측까지 겹쳐 경기회복 기대에 구리-대두 값 급등
27일 일본 도쿄의 한 증권사에서 한 시민이 닛케이지수가 뜬 전자 주식 게시판을 촬용하고 있다. 이날 일본 닛케이225 평균 주가는 사상 처음으로 5만 엔을 넘겼다. 도쿄=AP 뉴시스
광고 로드중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타결 가능성이 높아지자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상승했다. 일본 닛케이225평균주가는 사상 처음으로 5만 엔을 넘겼고 중국, 대만 증시는 물론 미국과 유럽 증시 선물도 상승했다. 무역협상 타결로 글로벌 경기가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에 구리, 대두 등의 가격도 급등했다.
● 일본 2%대, 대만-중국-홍콩 1%대 상승
27일 일본 닛케이225평균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46% 오른 5만512.32엔으로 장을 마쳤다. 닛케이225평균주가가 5만 엔을 넘긴 것은 처음이다. 도요타자동차, 소프트뱅크, 소니그룹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이 강세를 보였다.
대만 자취안지수도 1.68% 상승한 27,993.63으로 마감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중국과 홍콩 증시도 일제히 1% 넘게 상승했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미국 3대 지수 선물은 나란히 강세를 보였다. 유럽 주요 기업 50개로 구성된 유로스톡스50 선물도 전 거래일 대비 0.5% 상승했다.
광고 로드중
● 구리-대두 가격도 1%대 급등
미국 대두(콩) 내년 1월물 선물 가격도 27일 전 거래일 대비 1.5%나 급등했다. 미국과 중국이 대규모 농산물 구매에도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영향이다. 중국은 미국에서 수확한 대두의 25% 이상을 수입하는 ‘큰손’인데, 미중 무역전쟁 발발 후 보복관세가 부과되자 중국의 수입이 급감하고 미국의 대두 가격도 크게 하락한 바 있다.
경기 풍향계 역할을 하는 구리 선물 가격도 이날 1.7%가량 상승하며 강세를 보였다. 런던금속거래소(LME)의 구리 현물 가격도 t당 1만1000달러 선까지 올랐다. 구리는 세계적으로 수요가 많고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경기가 회복될 것이란 전망과 기대감이 선제적으로 반영되는 경향이 있다.
여기에 미국 일본 등 주요국들이 통화 완화 정책을 펼 것이란 전망이 증시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전망을 밑돌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졌다. 향후 기준금리 움직임을 전망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28∼29일(현지 시간) 열리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을 96.7%로 보고 있다. 동결 가능성은 3.3%에 불과하다. 일본도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확장 재정과 완화적인 금융정책을 통해 경기 부양에 나설 것이란 기대가 크다.
한화투자증권 김성수 연구원은 “시장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기정사실화된 만큼 연준의 양적긴축 종료 선언에 더 관심이 쏠린 상황”이라며 “인위적으로 유동성을 흡수하지 않겠다는 양적긴축 종료가 선언되면 자산 시장의 강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광고 로드중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