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출 불허에 생산 차질 가시화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내 자동차 공장이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인해 2~4주 안에 심각한 생산 차질에 직면할 수 있다고 25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미국 자동차부품제조협회(MEMA) 스티브 호라니 부회장은 “해당 칩이 몇 개만 없어도 조립 라인 전체가 멈출 수 있다”고 전했다. 독일 빌트 역시 폴크스바겐이 29일부터 볼프스부르크 공장에서 만드는 대표 자동차 모델인 골프 생산을 중단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모두 넥스페리아의 자동차 반도체 공급이 중단된 여파다.
넥스페리아는 와이퍼를 작동시키거나 창문을 여는 등 자동차에 꼭 필요한 범용 반도체를 만드는 회사다. 완성차 한 대에 넥스페리아가 생산한 칩 500여 개가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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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태 장기화 시 현대차·기아 영향 불가피
한국 역시 이번 사태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기아도 넥스페리아 반도체를 공급받고 있지만, 현재 수개월 치 재고를 확보해 당장 생산 차질은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사태 장기화 시 영향이 불가피하다. 현대차·기아는 넥스페리아 반도체를 대체하는 부품을 연구소에서 검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증과 자동차 설계 변경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장기화될 경우 후폭풍을 피하기 어렵다.
이번 사태가 발생한 후 완성차 기업들의 자동차 반도체 자급 상황도 주목된다. 이미 코로나19 당시 반도체 부족으로 차량 출고가 1년 가까이 지체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스텔란티스는 2021년 반도체 공급난이 벌어지자 대만 훙하이정밀공업과 함께 차량 반도체 개발 및 생산을 시작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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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영 기자 o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