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 외교부 장관. 뉴스1
조현 외교부 장관이 외신 인터뷰에서 경주 APEC 기간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판문점에서 조우할 가능성에 대해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미 관세 협상 문제에 대해선 미국의 3500억 달러 투자액 요구는 “전례가 없는 일”이라면서도 “이달 말까지 최종 합의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24일 싱가포르 CNA 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회동이 성사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회담이 성사된다면 한국 정부는 성공을 위해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조 장관은 북한과의 비핵화 회담을 진전시키기 위해 미국 대표단과 긴밀히 협력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정부는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고 영구적인 평화 정착을 이루는 데 열의를 갖고 있다”며 “이재명 대통령은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계속 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만날 수 있도록 계속 격려, 지지할 것”이라고도 했다.
다만 실제 북미 협상이 이뤄지기 까지는 “인내심이 중요한 요소”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조 장관은 “북한의 발언을 주의깊게 들어왔다”며 “한국의 새 정부 출범 이후 긴장이 고조되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또 “긍정적인 시각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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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군사분계선에서 만나고 있다. 뉴시스
조 장관은 “한미 간 안보 및 통상 협상에서 중요한 현안들이 폭넓게 논의되고 있으며, 동맹의 현대화와 강화 방안이 주요 의제로 다뤄지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전까지 세부 조율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조 장관은 “우리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제 정세가 변하고 있고 한국도 이에 준비해야 한다”며 “그에 따라 전통적인 동맹의 관계도 조정돼야 한다. 한미동맹을 현대화(modernization)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부터) 뉴스1
조 장관은 “이전 정부(윤석열 정부)의 정책과 발언들은 중국으로부터 상당한 비판을 받은 측면이 있었지만, 이번 정부는 신뢰를 복원할 시점에 있다”며 “기본 정책과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관계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했다. 최근 중국이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를 제재한 것에 대해선 “우려스럽지만 중국도 한국과의 협력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며 “이 문제는 해결 가능하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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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