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비전 하트힐링 캠프에서 참가 가족들이 심리상담사의 안내에 따라 감정 표현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월드비전 제공
가정폭력으로 깊은 상처를 겪었던 박혜나 씨는 서울 근교에서 열린 월드비전 ‘하트힐링 캠프’에 참여했다. 하트힐링 캠프는 월드비전이 범죄 피해 아동과 가족들의 심리적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치유 프로그램이다. 20여 가족이 1박 2일 동안 감정 나무 만들기, 나의 마음 편지, 가족 약속 카드 쓰기, 한강 유람선 탑승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심리상담사와 함께한 그룹 세션에서는 감정을 색깔로 표현하는 활동을 진행했고, 가족에게 전하고 싶었던 말을 담은 힐링 메시지 카드를 교환하는 시간도 가졌다.
하트힐링 캠프에 참여한 김수진(가명) 씨는 “평소에 엄마와 대화할 시간이 많지 않았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속 깊은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며 “서로의 진심을 알 수 있어서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고 말했다. 캠프 마지막 날에는 함께 식사하는 시간 늘리기, 서로의 하루 들어주기 등을 진행하며 서로 따뜻한 약속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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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가 끝난 후 참가자들은 서로를 격려하며 인사를 나눴다. 월드비전 관계자는 “짧은 이틀이었지만 누군가에게는 절망 속에서 다시 살아갈 용기를 되찾는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월드비전은 전국 피해자 지원센터 및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심리·정서 회복 프로그램, 상담 연계, 가족 관계 회복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아동과 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피해 경험을 공감과 희망의 이야기로 바꾸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하트힐링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김순이 월드비전 국내사업본부 본부장은 “범죄 피해 가족들이 겪는 고립감과 트라우마는 경제적 지원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며 “하트힐링 캠프는 가족들이 안전한 공간에서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살아갈 힘’을 회복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이한규 기자 hanq@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