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고혈압 등 ‘대동맥 박리’ 원인 몸의 이상은 가볍게 넘기지 않고 건강에 안 좋은 습관 즉시 고쳐야 ◇시체는 거짓말하지 않는다/유성호 지음/304쪽·2만 원·위즈덤하우스
비유가 다소 무서운 것 같지만, 수천 명의 범죄자를 본 교도관이 일상의 일탈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청소년들에게 “그렇게 살다가는 여기 와”라고 하는 것 같다.
“38세 여성 A 씨는 스트레스가 쌓일 때마다 흡연 장소에서 담배를 한 대 피웠다. 더불어 야근이 잦아 야식을 주로 먹다 보니 입사 당시보다 15kg이나 살이 찐 상태였다. 하루는 동료와 흡연 장소로 이동하다가 전날부터 시작된 등의 통증을 호소했다. … 그 순간 그녀는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하고 갑자기 쓰러져 버렸다. … 부검대에 오른 그녀의 심장을 싸고 있는 심낭을 절개했을 때 심낭 내부에는 응고된 혈액이 가득 들어 있었다. 대동맥 내부가 찢어진 대동맥 박리 때문이었다.”(2장 ‘막히거나 터지는 혈관의 최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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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술, 변비, 가벼운 낙상과 복통, 주변 온도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무심코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넘겨 버리는 것들이 어떻게 심장, 대장, 뇌, 간 등에 치명적으로 작용하는지 속된 말로 ‘도시락 싸 들고 다니며’ 설명한다.
저자는 매번 부검대 앞에서 ‘이 사람을 생전에 만났다면…’ 하는 생각을 한다고 말한다. 아주 작은 습관 하나를 고쳤거나 의사의 충고를 가볍게 듣지 않았다면 만나지 않았을 사람들을 부검대에서 만나는 게 안타깝기 때문이다. ‘제발 살아 있을 때 읽어 두세요’라는 저자의 말이 묵직하게 다가온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