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소녀’ 다영 서사로 보는 3세대 멤버들 홀로서기 다영, 공백 깨고 솔로곡 ‘보디’ 1위 12㎏ 감량-美서 직접 작곡가 찾아… K팝의 새로운 성공 스토리 만들어 트와이스 채영-레드벨벳 웬디 등 자신만의 음악 펼치는 솔로 주목
3세대 걸그룹 레드벨벳의 웬디와 트와이스의 채영, 우주소녀의 다영(왼쪽부터). 최근 다영의 솔로 데뷔 싱글 ‘고나 러브 미, 라잇(gonna love me, right?)’의 타이틀곡 ‘보디(body)’가 음악방송 1위에 오르는 등 3세대 걸그룹 솔로들의 활약이 눈에 띄고 있다. 어센드·JYP·스타쉽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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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K팝 신을 조명할 수 있는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는 ‘의외의 약진’이라 할 수 있다. 군 복무 중 역주행에 성공한 우즈(WOODZ)가 대표적이다. ‘드라우닝(Drowning)’은 상반기 스트리밍 1위를 기록했으며, 전역 뒤에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리메이크 곡 ‘모르시나요’를 대히트시킨 40세 신인 조째즈도 예측 밖의 반전이었다. 최근 3세대 걸그룹에 속한 여가수들이 솔로로 강세를 보이는 흐름도 이 키워드가 꽤나 어울릴 듯하다. 선두주자는 걸그룹 ‘우주소녀’의 막내였던 다영이다. 지난달 발매한 싱글앨범 ‘고나 러브 미, 라잇(gonna love me, right?)’의 타이틀곡 ‘보디(body)’는 음악방송 1위 트로피까지 거머쥐었다. 채영(트와이스)과 웬디(레드벨벳), 우기(아이들) 등도 솔로 아티스트로서 좋은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 대중 감동시킨 ‘고진감래’
다영의 ‘보디’는 사실 공개 직후엔 그리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소셜미디어 챌린지와 음악방송에서 선보인 탄탄한 라이브 등이 입소문을 타며 분위기가 바뀌었다. 음원 순위는 점차 역주행해 16일 기준 멜론 12위 등 국내 주요 음원 플랫폼의 상위권에 올라 있다.
이전까지 귀여운 이미지가 강했던 다영은 솔로 데뷔를 위해 과감한 변신을 택했다. ‘핫 걸’ 콘셉트에 맞춰 12kg을 감량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직접 작곡가들을 수소문하며 자신에게 어울릴 곡을 찾았다. 타이틀곡 녹음에만 1년이 걸릴 정도로 공을 들였다고 한다. 그는 롤링스톤 코리아 인터뷰에서 “3년 전부터 꾸준히 작사, 작곡 공부를 해왔다”고 밝혔다. 미 로스앤젤레스(LA)에서 촬영된 뮤직비디오도 자유롭고 건강한 이미지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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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로로 자기만의 색깔 드러내
사실 3세대 걸그룹 중 솔로로도 가장 성공한 건 블랙핑크다. 네 명 모두 솔로 활동으로 세계적인 성과를 거둔 독보적인 존재. 하지만 최근 여타 3세대 걸그룹에서 자기만의 음악 세계를 확실하게 선보이는 솔로들이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채영은 지난달 12일 첫 정규 앨범 ‘릴 판타지 볼륨1(LIL FANTASY vol.1)’을 발매하며 트와이스에서 나연, 지효, 쯔위에 이어 네 번째 솔로 주자로 나섰다. 트와이스의 상큼한 느낌과는 사뭇 다른, 몽환적인 느낌의 타이틀곡 ‘슛(SHOOT·Firecracker)’이 인상적이다. 일본 팝 밴드 글리코(Gliiico)와 함께한 ‘아보카도’ 등 실험적인 음악을 선보인 점도 눈에 띈다.
올 4월 SM엔터테인먼트에서 어센드로 소속사를 옮긴 레드벨벳 웬디는 지난달 10일 미니 3집 ‘세룰리안 버지(Cerulean Verge)’를 내놓았다. 경쾌한 느낌의 타이틀곡 ‘선키스(Sunkiss)’와 첫 자작곡 ‘헤이트²(Hate²)’ 등이 주목받고 있다. 그룹 활동 때도 강점이었던 시원한 보컬을 제대로 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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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요계 관계자는 “과거 K팝에서 솔로 활동은 회사의 전략적 기획에 따른 경우가 많았다면, 이제는 자신만의 음악과 철학을 드러내는 ‘자기 표현의 무대’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