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는 뇌사만 가능…복지부 법개정 추진
장기 이식이 갈수록 줄어드는 가운데 앞으로 뇌사 외 연명의료 중단 후 심정지 사망한 환자의 경우에도 장기기증을 할 수 있게 된다. 현재 국내에서 장기기증은 뇌사 장기기증만 가능하다. 정부는 뇌사 판정 절차 완화, 수가 신설 등의 방안을 통해 의료현장의 부담을 더는 방안도 내놓았다.
● 정부, 심정지 후 장기기증 도입
16일 보건복지부는 장기 등 이식윤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같은 내용을 담은 ‘제1차 장기 등 이식에 관한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정부가 장기기증 이식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놓은 첫 종합 대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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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의료진들이 기증 장기를 1분 1초라도 빨리 이송하기 위해 달리고 있다. 동아일보 DB
근본적으로 장기기증 희망등록자를 늘려 기증자를 늘리는 방안도 추진한다. 장기기증희망등록 접근성 강화를 위해서는 사전연명의향서 전문 상담과 장기기증 신청 과정을 연계하거나 주민등록증과 신분증명서를 발급받으려는 사람에게 기증희망등록 안내 및 신청서 접수를 추진할 계획이다.
또 복지부는 기증 유가족에게 현금 지원의 적정성도 검토한다. 현재 장제비와 의료비를 기증 유가족에게 최대 540만 원까지 지급하고 있으나 사회적 논의가 미흡하다는 판단에서다. 유가족 자조모임 지원 등 정서적 예우를 강화하고 고인에게 감사패를 수여하는 등 예우 방안에 대한 개선책을 찾을 예정이다.
● 이식 늘어나면 의료비 절감, 환자 삶의 질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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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장기기증 범위가 심정지 환자로 늘어나면 장기기증이 필요한 환자들이 이식이 늘어나는 만큼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말기 신부전으로 혈액투석중인 환자 수는 지난해 7만9065명으로 투석을 위한 진료비가 매년 2조 원 이상 발생한다. 이들이 장기이식을 받을 경우 삶의 질은 높아지고 의료비를 줄일 수 있다.
다만 유가족 동의조건을 완화하는 방안은 이번 계획에 담기지 않았다. 지난해 9월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은 본인이 생전에 장기기증을 동의한 경우 가족이 반대하더라도 장기기증 절차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장기등 이식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현재는 본인 동의가 있더라도 유족 거부 시 뇌사 장기 기증이 불가능해 지난해 뇌사 추정자 중 기증이 적합하다고 판단된 사람 5명 중 1명만이 장기기증으로 이어졌다.
장원배 제주대병원 이식외과 교수는 “뇌사 장기기증자가 적은 상황에서 DCD 도입은 고무적인 일”이라면서도 “생명과 신체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유가족 동의 조건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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