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최고 경영자 야나이 타다시. (출처=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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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SPA(제조·직매형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UNIQLO) 가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다. 구찌 등 명품 브랜드들이 실적 부진을 겪는 가운데, 소비자들이 “명품보다 실용성”을 선택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9일, 유니클로의 모 회사 패스트리테일링(Fast Retailing)은 작년 8월부터 올해까지의 실적을 발표했다. 총매출은 3조4005억 엔(약 32조 원), 순이익은 4330억 엔(약 4조 원)으로, 모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 사상 최대 실적…“명품 제치고 승승장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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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링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4억7400만 유로(약 7600억 원)로, 전년 대비 46% 급감했다. 구찌의 장기 부진이 그룹 전체 실적을 끌어내린 탓이다.
● 일본 내 매출 ‘1조 엔 돌파’…의류업계 첫 기록
유니클로는 특히 일본 내에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 1년간 일본 시장에서만 1조260억 엔(약 9조8000억 원) 의 매출을 기록하며, 일본 의류업계 최초로 ‘1조 엔의 벽’을 넘어섰다.
이는 일본 내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실용적 소비층을 정확히 겨냥한 결과로 풀이된다. 매장 효율화, 재고 회전율 개선, 생산·유통 통합 구조가 실적을 견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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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에 위치한 유니클로 매장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 (출처=뉴스1)
● 한국 매출도 ‘1조 원 돌파’…글로벌 전역 두 자릿수 성장
한국을 포함한 해외 시장의 성장도 눈에 띈다. 유니클로는 작년 8월부터 1년간 해외에서 1조9102억 엔(약 18조 원) 의 매출을 올렸으며, 이는 전년 대비 11.6% 증가한 수치다.
특히 한국에서는 매출 1조 원을 돌파하며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노 재팬(No Japan)’ 불매운동으로 실적이 반토막이 난지 4년 만에 ‘1조 원 클럽’으로 돌아온 것이다.
동남아·인도·호주뿐 아니라 북미·유럽에서도 고른 성장세를 보였으며, 미국 시장 매출은 24.5%나 늘었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의 관세 정책 여파에도 실적 상승세를 유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 “명품보다 가성비”…소비 트렌드가 바꾼 패션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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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유니클로가 지난 5년간 일본 내 매장을 약 30곳 줄이는 대신, 기존 매장의 면적을 확대하고 상품 회전율을 높인 전략이 매출 효율성을 극대화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패스트리테일링의 야나이 다다시 회장은 “유니클로의 성공 방식을 다른 브랜드에도 확대하면 일본 내 시장 점유율 20% 달성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밝혔다. 현재 회사는 유니클로 외에도 지유(GU), 띠어리(Theory) 등 복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