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의 세계/염건령 지음/256쪽·2만 원·나비클럽
이 책은 30년 넘게 범죄학과 범죄수사학을 연구해 온 1세대 탐정학자가 탐정에 관해 썼다. 일반인도 자신을 지키고 범죄에 당하지 않기 위해 탐정처럼 바라보고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점이 눈길을 끈다.
“세상이 돌아가는 흐름 속에서 범죄가 발생하는 이유나 원인을 추적하는 것, 이것은 내 안의 쓸데없는 걱정이나 두려움보다 집중도를 높여준다. 탐정의 시선을 유지한다는 것은 세상에 대한 적극적이고 주체적인 탐구자이자 파수꾼의 눈을 갖는 것이다. 탐정의 시선은 곧 나를 지키고 세상을 지키는 것이다.”(1부 ‘인간의 행위는 이유나 원인 없이 이루어지지 않는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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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 보면 민간 탐정들이 특히 공권력이 미치지 못하는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활동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대기업에서 지점 관리 업무를 전문으로 했던 은퇴자가 탐정 면허를 딴 뒤, 은퇴자를 노리는 프랜차이즈 사기범을 잡고 있다니 말이다. 수십 년간 특정 분야에서 일했던 전문가들이 탐정 면허를 취득한 뒤 경찰과 함께 범죄에 대응한다면 훨씬 효과적이지 않을까. 워낙 이상한 사람이 많은 세상에서 나를 지키기 위해서도 한 번쯤 읽어보면 좋겠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