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트럼프 노벨상 미련 버렸나…“가자 휴전, 상 받으려 한 것 아니다”

입력 | 2025-10-10 10:29:0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과 회담하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


노벨 평화상 수상자 발표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9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가자 전쟁 휴전합의가 자신이 노벨상을 받기 위해 한 일은 아니라며 겸손한 자세를 취했다. 전날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를 향해 다소 공격적인 발언을 내놓았던 것과는 달라진 자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과의 회담에 앞서 노벨 평화상 수상 확률이 얼마나 된다고 보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들(노벨위원회)은 그들이 해야 할 일을 해야 할 것”이라며 “그게 무엇이든 괜찮다”고 답했다.

이어 “저는 그것(노벨 평화상) 때문에 이 일을 한 것이 아니다. 많은 생명을 구하기 위해 한 것”이라며 “이 때문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도 몹시 괴롭다. 그에 대한 협상도 성사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저는 7개의 전쟁을 해결했고, 이번이 8번째가 될 것”이라며 “역사상 누구도 9개월 만에 8개의 전쟁을 해결한 적은 없다”고 자신의 업적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간 노벨 평화상 수상에 대한 집착을 보여온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가자 종전 계획 1단계 합의를 발표하면서 “그들(노벨위원회)은 내게 상을 주지 않으려는 이유를 찾을 것”이라고 불편한 기색을 비친 바 있다.

노벨위원회는 10일 노벨 평화상 수상자를 발표한다. 수상자는 지난 6일 이미 결정돼 이번 합의가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바 있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이날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과의 회담 이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노벨상 관련 질문을 받고 “오바마는 (대통령에) 당선된 직후 상을 받았다”며 “우리나라를 망치는 것 외에 아무것도 안 했는데 그들(노벨위원회)은 상을 줬다”고 비판했다.

이어 “최악의 대통령은 ‘졸린’ 조 바이든이었지만, 오바마도 좋은 대통령은 아니었다”고 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09년 10월 핵확산 방지 및 중도 평화 노력을 인정받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노벨위원회가 위치한 노르웨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수상 무산 시 발생할 외교적 후폭풍에 대비하고 있다. 영국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대부분의 전문가는 독립적인 위원회 구성과 심사 기간을 고려할 때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을 수상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보고 있다.

키르스티 베르그스토 노르웨이 사회주의좌파당 대표는 “대통령이 이렇게 변덕스럽고 권위주의적이라면 당연히 우리는 어떤 상황에도 대비해야 한다”며 “노벨위원회는 독립 기관이고 노르웨이 정부는 수상 결정에 관여하지 않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그 사실을 알고 있는진 확실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아릴드 헤름스타드 노르웨이 녹색당 대표는 “노벨 평화상은 소셜미디어상의 분노나 협박이 아니라 지속적인 헌신을 통해 얻어지는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휴전 협정을 지지한 것은 환영하지만, 뒤늦은 기여가 오랜 세월 폭력과 분열을 조장해 온 사실을 없앨 수는 없다”고 했다.

노르웨이 칼럼니스트 하랄드 슈탕헬레는 트럼프 대통령이 수상에 실패할 경우 노르웨이에 대한 보복 관세 부과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분담금 인상 압박, 최악의 경우 노르웨이 적국 선포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혜원 기자 hyewon@donga.com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