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日 연정 협의’ 첫 스텝부터 꼬이는 다카이치… 공명당 “야스쿠니 참배 불참 약속해야 지지”

입력 | 2025-10-10 03:00:00

자민-공명 연정 결렬 가능성에
야권선 총리 후보 단일화 논의
총리 지명 선거 20일후로 늦춰질듯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사진)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의 연정 확대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 연정 파트너인 공명당은 다카이치호로 바뀐 자민당과 야스쿠니신사 참배 자제, 정치자금 개혁 등 주요 사안에 합의를 못 할 경우 이달 중순 치러지는 총리 지명 선거에서 “다카이치에게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하고 나섰다. 자민당-공명당의 연정 결렬 가능성이 제기되자 야당들은 야권 총리 후보 단일화 논의도 이어가고 있다. 새 정권을 둘러싼 여야의 수싸움이 본격화되고 있다.

● 공명당 “야스쿠니 불참 합의 없으면 다카이치에게 투표 안 해”

사이토 데쓰오(斉藤鐵夫) 공명당 대표는 8일 연립정권 유지를 위한 자민당과의 합의가 불발될 경우 총리 지명 선거에서 “‘다카이치 사나에’라고 적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국회에서는 투표 시 후보자 이름을 직접 적는데,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다카이치 총재에게 표를 주지 않겠다고 강조한 것이다.

중도 보수 성향인 공명당은 다카이치 총재가 선거에서 승리한 직후부터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포함한 역사 인식, 정치 비자금 문제, 과도한 외국인 배척 등 크게 3가지 사항에서 자민당에 양보를 요구해 왔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앞선 당수회담에서 야스쿠니 참배를 포함한 역사 인식과 과도한 외국인 배척 문제엔 일정한 접근이 이뤄졌지만 ‘정치와 돈’ 문제의 격차는 여전히 크다”고 전했다. 또 “공명당은 자민당 파벌의 정치자금 문제의 해명, 기업과 단체의 후원금 규제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 제1야당 “총리직 양보할 수 있다”며 야권 결집 호소

자민당-공명당 연정에 균열이 생기자 야당들은 바빠졌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야권 총리의 탄생 가능성을 모색하기 시작한 것. 총리 지명 선거는 참의원(상원)과 중의원(하원)에서 각각 투표한다. 결과가 다를 경우 중의원 결정을 따른다. 중의원은 총 465석인데 총리 선출을 위해서는 과반수인 233석이 필요하다. 현재 자민당 196석, 공명당 24석으로, 총 220석이다. 과반에는 13석이 부족해 야권의 도움이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공명당이 자민당에 돌아선다면 야권에 기회가 커진다. 현재 입헌민주당 148석, 일본유신회 35석, 국민민주당 27석에다 공명당 표까지 합하면 234석으로 절반을 한 표 넘어서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 되자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8일 “총리 지명 선거에서 다마키 유이치로(玉木雄一郎) 국민민주당 대표를 야권 단일 후보로 옹립하자”고 파격 제안했다. 대중적인 인기도가 높은 다마키 대표를 앞세워 정권 교체를 추진해 보자는 것이다. 다만 다마키 대표는 자민당으로부터도 ‘연정 러브콜’을 받고 있다. 또 국민민주당, 일본유신회는 이념이나 정책 노선이 다르다며 야권 통합에 신중한 입장이다. 여야의 셈법이 복잡해지면서 당초 15일로 예상되던 국회의 총리 지명 선거는 20일 이후로 연기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닛케이 등이 전했다.

● 이시바, 10일경 전후 80주년 견해 발표할 듯

이런 가운데 퇴임을 앞둔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총리는 10일경 전후 80주년 개인 견해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다만, 제2차 세계대전 발발과 과거 식민지 지배와 관련된 추가적인 사과나 반성보다는 기존 내각의 전후 담화를 계승하는 수준의 내용이 될 것이란 예상이 많다. 하지만 자민당의 일부 보수의원은 “총리 재임 때가 아닌 퇴임 후 한 명의 국회의원으로서 견해를 표명해야 한다”며 자제를 요청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