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불확실성 확산-인플레 우려” 국제금값 연일 경신, 올들어 46%↑ 한미 무역협상 난항에 金수요 늘어 “명절 연휴 가격급변 가능성 우려”
광고 로드중
글로벌 불확실성, 금리 인하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로 금값이 고공 행진 중이다. 여기에 국내 수요가 유독 커지며 ‘김치 프리미엄’(국내외 시세의 괴리)이 10% 넘게 커졌다. 한미 무역협상이 난항을 거듭하자 원-달러 환율이 급등(원화 가치는 하락)하며 금을 찾는 이들이 늘어난 것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일 KRX 금시장의 금 현물 가격은 g당 19만1310원으로 마감했다. 전 거래일 대비 1.82% 하락했지만, 지난달 1일 종가(15만6840원) 대비 22% 올랐다. 금 현물은 한 돈(3.75g) 기준 71만7400원 수준이다.
올해 금값은 거침없이 상승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 중이다. 지난달 1일 온스당 3485.59달러였던 국제 금 시세는 지난달 30일 온스당 3866.57달러로 10.9% 상승했다. 지난달 29일 사상 처음 온스당 3800달러를 넘긴 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들어 국제 금값은 46.8%나 상승했다.
광고 로드중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달 금리 인하를 시작한 것도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금리 인하로 유동성이 늘어나면 물가가 오르기 때문에 이를 헤지(위험 회피)하기 위해 금을 찾는 수요가 커진 것이다. 또 최근 금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늘고 신흥국을 중심으로 중앙은행들이 금 매입을 늘리며 수요가 불었다.
국내에서는 최근 한미 관세협상 과정에서 잡음이 계속된 탓에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기자 원화가 아닌 자산을 보유하려는 수요까지 더해졌다. 이에 국내외 금값의 괴리도 커졌다. 실제로 국내 금값에 붙은 ‘김치 프리미엄’은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1% 미만이었지만,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00원을 넘긴 지난달 24일 5%대로 커졌다. 또 이후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지속적으로 상회하자 국내 금값에 붙은 김치 프리미엄은 지난달 30일 11.7%까지 늘었다.
국내 금값에 붙은 거품은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운다. 실제로 1일 국제 금값은 달러와 원화 기준 0.1% 하락하는 등 약보합 흐름이었지만 국내 금값은 장중 1.6% 상승하며 g당 20만3000원까지 치솟았다가 18만 원까지 하락하는 큰 변동성을 보였다. 국제 금값은 큰 변화가 없는데도 거품이 낀 김치 프리미엄 내에서 변동이 커진 셈이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지난달 KRX 금시장 일평균 가격이 국제 금 가격 대비 높게 형성됐다”며 “명절 장기 연휴 기간 중 글로벌 시장 상황에 따라 가격 급변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광고 로드중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