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에 “연민 대신 팬 위해 싸워라” 김병지-김주성-데얀도 선정돼 공헌자 부문엔 정몽준-지도자 김호
제2회 K리그 명예의 전당 헌액자들이 16일 열린 헌액식에서 권오갑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왼쪽)와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에서 두 번째부터 김호 전 수원 삼성 감독, 데얀,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 김주성 전 동아시아축구연맹 사무총장, 고 유상철 전 인천 감독의 아들 선우 씨, 김병지 강원 대표이사.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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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사랑해주셨던 팬 여러분께 감사하다. 이 상은 아버지 개인의 상이 아니라 아버지를 사랑해주신 모든 분과 함께 나누는 상이다.”
고 유상철 전 인천 감독(1971∼2021)의 아들 선우 씨(25)는 16일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제2회 ‘K리그 명예의 전당 헌액식’에서 아버지를 대신해 명예의 전당 트로피를 받은 뒤 이렇게 말했다. 유 전 감독은 이날 김병지 강원 대표이사(55), 김주성 전 동아시아축구연맹 사무총장(59), 데얀(44·몬테네그로·은퇴)과 함께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2023년 신설된 K리그 명예의 전당은 2년마다 헌액자를 선정한다.
멀티플레이어의 상징인 유 전 감독은 1994년 현대 호랑이(현 울산)에서 프로에 데뷔해 수비수와 미드필더, 공격수로 모두 베스트일레븐에 선정됐다. 1998년 K리그 득점왕을 차지하는 등 K리그 통산 144경기(리그컵 등 포함)에 출전해 38골을 기록했다. 선수 생활을 마감한 후 K리그 대전, 전남, 인천 등에서 지도자로 활동한 그는 췌장암 투병 끝에 2021년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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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지머리 골키퍼’로 불렸던 김 대표이사는 K리그 통산 708경기에 출전해 229경기에서 무실점 기록을 남겼다. ‘야생마’ 김 전 사무총장은 공격수와 미드필더, 수비수로 베스트일레븐에 선정된 최초의 선수로 K리그 통산 255경기에서 35골을 기록했다. K리그 통산 198골(380경기)을 터뜨린 데얀은 외국인 선수 최초의 헌액자가 됐다.
공헌자 부문 헌액자엔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초대 및 제2대 회장을 지내면서 타이틀 스폰서 제도 도입, 지역연고제 정착 등을 이뤄낸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74)이 이름을 올렸다. 한국이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에 오를 당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던 정 명예회장은 “내년 북중미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가 국민들에게 웃음을 선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도자 부문 헌액자로는 1998, 1999년 수원 삼성의 K리그 2연패를 이끈 김호 전 감독(81)이 선정됐다.
한종호 기자 hj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