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돌 맞아 칸-베를린 같은 ‘경쟁 영화제’ 변신 심사위원장 나홍진, 위원은 양가휘 한효주 등 7명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을 하루 앞둔 1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앞에 상영작 포스터가 설치돼 있다. ‘17일부터 26일까지 10일간 영화의전당과 센텀시티, 남포동 등 부산 전역에서 열리는 이번 영화제에는 공식 초청작 64개국 241편, 커뮤니티비프 상영작 87편, 동네방네비프 상영작 32편이 상영된다. 2025.9.16/뉴스1
올해 서른을 맞은 BIFF는 영화제의 새로운 발돋움을 위해 사상 처음으로 ‘경쟁 부문’을 도입했다. 총 14편의 초청작 중에서 대상으로 선정된 작품이 폐막작으로 상영된다. 이번 30주년을 계기로 BIFF는 칸이나 베를린과 어깨를 겨룰, 세계적인 경쟁 영화제로 도약을 꿈꿀 수 있을까.
● ‘부산 어워드’ 누가 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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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설된 ‘경쟁 부문’에 초청된 작품은 한국 영화 4편을 포함해 일본과 중국, 대만, 이란, 타지키스탄, 스리랑카 등 아시아 작품들로 꾸려졌다. 정한석 BIFF 집행위원장은 “동시대 아시아 영화의 흐름과 시선을 보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상식의 명칭은 ‘부산 어워드(Busan Award)’로 정해졌다. 대상과 감독상, 심사위원 특별상, 배우상, 예술공헌상 등 총 5개 부문에서 이뤄진다. 심사위원장은 나홍진 감독이, 배우 량자후이(梁家輝·양가휘)와 한효주 등 7인이 심사위원을 맡았다. 한 영화제작사 대표는 “이번 어워드 심사는 BIFF가 아시아 대표 영화제의 위상을 굳힐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어떤 작품이 상을 받느냐에 따라 향후 영화제의 방향성도 가늠할 수 있다”고 했다.
● 세계 화제작 총출동
경쟁작들은 세계적인 거장부터 신인 감독까지 다양하게 포진했다. 지난해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아노라’의 감독 션 베이커가 프로듀서를 맡은 ‘왼손잡이 소녀’가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여러 차례 초청됐던 조선족 중국 감독인 장률(張律)의 ‘루오무의 황혼’도 세계 최초로 공개된다. 한국에선 ‘서기’로 낯익은 대만 배우 수치(舒淇)가 연출에 도전한 ‘소녀’ 등 신인 감독들의 첫 장편영화도 5편이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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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BIFF 공식 상영작은 총 241편으로, 지난해보다 17편이 늘었다. 경쟁부문 외에 주목되는 섹션은 동시대 거장들의 신작을 소개하는 ‘아이콘’ 부문. 올해 초청작 수는 33편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6일 폐막한 베니스국제영화제 수상작들도 이 섹션에 포함됐다. 황금사자상(최고상)을 받은 짐 자무쉬 감독의 ‘파더 마더 시스터 브라더’와 심사위원특별상을 받은 지안 프랑코 로시 감독의 ‘구름 아래’ 등이다. 올 5월 칸국제영화제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받은 ‘시크릿 에이전트’도 상영된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