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 넘겼지만 해갈엔 역부족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원 강릉시에 100㎜가 넘는 단비가 내리면서 주 수원인 오봉저수지 저수량으로 약 75일 동안 생활용수 공급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15일 오전 기준 오봉저수지 저수량은 233만5600t, 저수율은 16.3%였다. 한때 11.5%까지 떨어졌던 저수율은 이번 비로 한고비를 넘겼지만, 여전히 해갈에는 부족한 수준이다. 강원도는 가뭄 장기화에 대비해 강릉시와 함께 생활용수 안정 공급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하루 6만5000t의 용수를 확보할 계획이다. 이는 강릉시 하루 평균 사용량 9만t의 72% 수준이다.
오봉저수지는 하루 2만5000~3만t의 물을 홍제정수장으로 보내는데, 현재 저수량으로는 11월 말까지 약 75일간 공급이 가능하다. 추가 강우가 있을 경우 사용 기간은 더 늘어난다. 17일에도 강릉에 비 예보가 있다.
13일 오전 강원 강릉 오봉저수지. 많은 비가 내리자 우산을 쓴 시민이 저수지를 바라보고 있다. 저수율은 한때 11.5%까지 떨어졌다가 16%대로 회복됐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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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시 아이스아레나에 비축된 생수. 강릉시는 15일부터 전 시민을 대상으로 2차 생수 배부를 시작했다. 동아일보DB
강릉시는 이날부터 2차 생수 배부에 나섰다. 300세대 이상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생수를 전달해 주민에게 배부하도록 했으며, 시간제 급수가 시행 중인 아파트 주민에게는 1인당 2L 생수 18병을 지급한다. 이는 전 시민 대상 1인당 12병보다 많은 양이다. 아파트 외 일반 시민은 18일부터 배부를 시작한다. 2차 배부에는 병원 입소자, 관외 대학생 등 1차 배부에서 제외됐던 대상자들도 포함된다.
한편 강릉시는 이날 ‘강릉시 수질검증위원회’를 출범하고 1차 회의를 열었다. 위원회는 민·관·학계 전문가 11명으로 구성돼 도암댐 비상 방류수와 도수관로의 수질을 측정·검토해 상수원으로 적합한지 여부를 검증한다. 가뭄 해소 시 방류 중단 시기도 협의할 예정이다.
김홍규 강릉시장은 “위원회 출범으로 도암댐 비상 방류수에 대한 객관적 검증체계를 마련했다”며 “시민이 안심하고 상수원을 사용할 수 있도록 철저히 검증하고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강릉=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