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 하자보수 놓고 본사와 갈등… 다른 점주들 “본사 갑질 당한 적 없어”
9월 3일 서울 관악구 조원동에 있는 한 피자 프랜차이즈 가맹점에서 점주 A 씨가 본사 직원 1명과 인테리어 업체관계자 2명을 흉기로 살해했다. 사진은 사건 당일 범행이 일어난 가맹점 앞 모습. 뉴스1
매장 인테리어 무상 보수 두고 갈등
A 씨는 2023년 10월부터 매장을 운영했다. 올해 7월 매장에 누수가 발생했는데, 인테리어업체는 “배관 공사를 맡지 않았기 때문에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8월 29일에는 A 씨가 주방 타일이 깨졌다고 본사에 알렸다. 본사로부터 이를 전해 들은 인테리어업체는 무상 수리 기간이 지나 유상으로 수리해야 한다고 안내하면서 A 씨와 갈등이 생겼다. 사건 당일 B 씨와 C 씨, D 씨가 A 씨의 매장을 찾은 것도 이러한 갈등을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A 씨 가족은 사건 이후 여러 언론과 인터뷰에서 “본사가 지정한 업체를 통해 인테리어를 한 지 2년도 되지 않아 누수가 생기고 타일도 깨져 냉장고가 주저앉는 하자가 발생했는데, 본사는 보수를 안 해주겠다고 했다”며 “적자가 나는 1인 세트 메뉴를 만들라고 본사가 강요해 A가 고통스러워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A 씨 가족은 또 “평소 A 씨가 ‘마진을 늘리려고 본사가 아닌 다른 곳에서 재료를 사오는 것도 본사가 모니터링하고 있어 어렵다’고 말해왔다”며 “(A 씨가) ‘프랜차이즈 장사는 본사 배만 불리는 꼴’이라고도 했다”고 전했다. 매장 인근 주민들은 “A 씨가 평소 피자도 가끔 나눠 주는 등 착했다”면서 “이유 없이 범행을 저지를 사람이 아니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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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운영이 어렵다고 말하니 피자 만드는 데 필요한 빵을 무료로 주기도 하고, 명절에는 선물을 보내오는 등 본사가 점주들을 살뜰히 챙겼어요. C 씨가 우리 매장 인테리어를 담당한 것도 제가 본사에 업체를 소개해달라고 했던 것이고요. 인테리어 비용은 5000만 원가량 들었는데 가게가 환골탈태한 것을 고려하면 비싸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치킨 가게를 폐업하고 2023년 해당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시작했다는 한 점주는 “사망한 C 씨가 우리 매장 인테리어도 담당했는데, 치킨 장사를 하면서 쓰던 장비들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게 해줘 다른 매장보다 인테리어 비용이 적게 들었다”며 “창업 초기 본사 직원 B 씨에게 치킨집 장사가 망해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더니 본사에서 무이자 대출로 1000만 원을 빌려주고 10개월 동안 나눠 갚을 수 있게 도와줬다”고 전했다.
계약서상 무상 수리 기간 지나
수도권 한 가맹점주는 “본사에 발주하는 플라스틱 포크나 나이프, 식재료 가격을 시중 가격과 비교해봤는데, 물건을 직접 공수할 때 드는 수고로움까지 고려하면 본사에 발주하는 것과 직접 공수하는 것에 큰 차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같은 프랜차이즈의 또 다른 가맹점주는 “인테리어업체와 계약할 때 무상 수리 기간이 1년이라고 안내 받았다”면서 “가게 오븐이 망가졌는데 하자 보증 기간이 지나 최근 50만 원을 내고 부품을 교체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A 씨의 범행 시점은 A 씨와 인테리어업체가 작성한 계약서상 인테리어 하자 보증 기간 1년이 지났던 것으로 확인됐다.
A 씨는 범행 직후 자해해 일주일 동안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9월 10일 경찰에 체포된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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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주간동아 1506호에 실렸습니다]
임경진 기자 zz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