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안과의사로는 유일하게 국제녹내장수술학회 펠로 인증을 받은 녹내장 수술 전문가 최재완 센트럴서울안과의원 원장(52)은 최근 국민체육진흥공단 보디빌딩 생활체육지도사 2급 자격증을 획득했다. 잘 나가는 안과의사가 보디빌딩 트레이너 자격증까지 딴 이유가 뭘까? 그는 “의학과 운동과학 지식을 융합해 무지에서 비롯된 운동 상해를 막고,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 싶다”고 말했다.
최재완 센트럴서울안과의원 원장은 대학시절부터 근육운동을 시작해 30년째 계속해 오고 있다. 우울증에서도 탈출했고, 탄탄한 몸매를 자랑하고 있다. 왼쪽사진은 서울 중구 삼일대로 피트니스101에서 근육하고 있는 모습. 오른쪽은 수상스포츠를 즐기다 보디빌더 포즈를 잡은 모습.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최재완 원장 제공.
“복학한 뒤 본과 1학년 때인 1996년 무작정 서울대 의대 체육관을 찾았어요. 땀을 흠뻑 흘리고 나면 기분이 좋았죠. 근육이 붙자, 자신감도 생겼어요. 의대생으로 공부하다 보니 헬스클럽에 갈 짬을 못 냈죠. 그래서 점심시간을 쪼개서 운동했어요.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30분 집중적으로 운동한 뒤 공부했죠. 4학년 때 미스터 서울대 대회에 출전해 상위권에 입상하기도 했어요. 아무리 힘들어도 주 3회 이상 운동했고, 30년째 그 루틴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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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완 원장이 서울대 의대 재학시절 근육운동 하고 있는 모습. 최재완 원장 제공.
최 원장은 2015년 병원 건물 화재로 모든 것을 다 잃은 뒤 자전거 타기를 시작했다. 화병에 다시 우울증이 도졌고, 고혈압 진단까지 받았다. 그는 “근육운동을 열심히 했는데 고혈압이라는 진단에 다소 당황했다. 그래서 유산소 운동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자전거를 탔다”고 했다. 그때부터 특별한 일이 없으면 집(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병원(이촌동)까지 왕복 33km를 사이클로 출퇴근하고 있다.
최재완 원장은 유산소운동의 필요성을 느끼고 2015년부터 사이클을 탔다. 사이클을 타고 도로를 질주하는 최 원장. 최재완 원장 제공.
최 원장은 5월 경기도 가평에서 열린 자라섬 그란폰도 130km도 완주했다. 해발 888m 화악산 등 누적 상승고도만 2400m인 ’지옥의 코스‘다. 완주 그 자체로 강철 체력임을 인증받는다.
“솔직히 지난해에는 강원 양양에서 열린 그란폰도에 나갔었는데 너무 힘들어 참가에 의의를 두고 천천히 달렸죠. 그때 제가 사이클을 너무 힘으로만 타고 있다는 것을 알았죠. 페달을 밟는 테크닉도 중요하더라고요. 그래서 사이클의 다양한 테크닉을 연마한 뒤 올해 다시 출전했습니다. 올해는 훨씬 쉽게 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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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완 원장이 패들보트를 타고 있다. 최재완 원장 제공.
“우연히 한강 뚝섬유원지를 지나가다 패들보트 타는 사람들을 봤는데 너무 여유롭게 보였죠. 그래서 힐링을 위해 시작했어요. 보디빌딩이나 사이클은 다소 전투적으로 하는 측면이 있었는데 패들보트는 물 위에서 유유자적하며 즐길 수 있었죠. 해외 출장 갈 때도 가지고 가 사람 없는 해변이나 호수에서 혼자 타면 자유 그 자체입니다.”
최 원장은 보디빌딩을 더 체계적으로 공부하고 싶어 보디빌딩 생활체육지도사 2급 자격증을 획득했다. 실기 및 필기시험, 연수까지 마쳐 조만간 자격증이 나온다. 그는 “그동안 다소 무모하게 운동했다. 그래서 목과 허리 디스크, 무릎 등에 부상이 왔다. 특히 서핑을 즐기다 왼쪽 이두박근의 장두가 끊어지기도 했다”고 했다.
최재완 원장이 서울 중구 삼일대로 피트니스101에서 근육하고 있다. 완쪽 이두박근의 장두가 끊어졌지만 수술 없이 꾸준한 운동으로 근육 볼륨을 키웠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생활체육지도사 자격증을 따려면 실기 시험은 물론 운동생리학과 운동역학, 스포츠심리학 등 스포츠과학 이론 필기 시험도 치러야 한다. 최 원장은 “스포츠과학을 통해 그동안 풀리지 않던 의문점들이 많이 해소됐다. 이젠 다른 사람들에게도 잘 설명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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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완 원장이 패들보트를 타다 포즈를 취했다. 최재완 원장 제공.
최 원장은 보디빌딩 대회 출전도 준비하고 있다. 대학 시절 이후 첫 도전이다. 그는 “대회에 출전하려면 3개월 이상은 훈련도 체계적으로 해야 하고, 다이어트도 병행해야 한다. 그동안 병원 일을 이유로 미뤄왔는데 대회 출전을 통해 배우는 것도 많을 것 같다”고 했다. 올 연말부터 준비해 내년에 출전할 계획이다.
“인생은 늘 도전하면서 배운 것 같습니다. 의대생 시절 보디빌딩하며 우울증도 탈출했고, 줄곧 건강도 유지해 왔죠. 보디빌딩 트레이너 자격증을 획득하며 새로운 지식의 영역도 경험했어요. 이젠 대회 출전이란 도전으로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습니다.”
최재원 원장이 서울 중구 삼일대로 피트니스101에서 근육하고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