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카리브해에 이지스함 급파… “마약 밀매 11명 사망” SNS에 영상 “美, 베네수엘라 정권교체가 목표”… 마두로, 함정 전진 배치 등 강경 대응 일각 “부시 정부의 파나마 침공 연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 베네수엘라의 마약 밀매 조직 ‘트렌데아라과’를 공격했다며 트루스소셜에 공개한 영상. 이 조직과 연계된 배가 카리브해에서 미군 공격을 받고 폭발하는 장면이 담겼다. 사진 출처 트루스소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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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의 마약 밀매 조직에 관련된 11명의 테러범을 죽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미국의 행보는 100년 만의 가장 큰 위협이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남미의 대표적인 반미(反美) 정치인인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대립이 격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베네수엘라의 마약 밀매 조직으로 테러 단체로 지정된 ‘트렌데아라과’와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카리브해의 선박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최소 11명이 숨졌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최근 마약 조직 소탕을 명분으로 이지스 유도미사일 구축함인 ‘USS 그레이블리’, ‘USS 제이슨더넘’ 등 8척의 군함도 베네수엘라 해역으로 급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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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직후인 올 1월 말 중남미의 주요 마약 밀매 조직을 테러단체로 지정했다. 특히 마두로 대통령을 “마약 밀매 집단의 우두머리”로 지칭했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하는 데 도움을 주는 정보 제공자에게 5000만 달러(약 700억 원)의 포상금을 주겠다고도 밝혔다.
마두로 대통령은 굴복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앞서 1일 수도 카라카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군 함정이 미사일 1200여 기를 탑재한 채 우리를 겨냥하고 있다. 미국의 ‘피비린내’ 나는 겁박”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는 “미국의 위협에 최고 수준의 방어 태세로 대응할 것”이라며 “미국이 베네수엘라 전체를 상대로 난장판을 벌이고 있지만 베네수엘라 국민은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마두로 정권은 전 국민을 상대로 대대적인 자원입대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민병대 조직 규모 또한 확대하고, 자국 함정을 북부 영해에 전진 배치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
마두로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마약 밀매 단속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지만 실상은 자신을 물러나게 한 후 정권을 교체하는 것이 목표라는 입장이다. 2013년부터 집권 중인 그는 재선, 3선 당시 모두 부정선거를 저질렀다는 의혹에 휩싸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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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