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장관 후보자 “사과” 10여 차례 “천안함 음모론 동의 안한다”면서도… “토론해 볼 가치는 있다고 생각” “해군 아무 대응 못해 청년들 몰살”… 與 김문수, 崔엄호 과정 발언 논란
최교진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2일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의를 듣다가 눈을 질끈 감고 있다. 이날 최 후보자는 과거 소셜미디어에 천안함 폭침 사건 음모론을 담은 다큐멘터리 기사를 공유한 것에 대해 “상처를 받으신 분이 계신다면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고, 음주운전 이력에 대해서도 거듭 사과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최교진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2일 국회 교육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과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천안함 음모론 관련 게시물을 올린 것에 대해 “국가에서 최종적으로 내린 공식적인 입장을 신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렇게 고개를 숙였다. 음주운전 전과와 부산 비하 발언, 조국혁신당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 옹호 발언 등에 대해서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10여 차례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과거 행적의 구체적 경위를 묻는 질문엔 “토론해볼 필요가 있다고 봤다”거나 “내가 쓴 글이 아니다”라는 등의 해명으로 일관하면서 야권에선 “‘영혼 없는 사과’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 崔 “천안함 음모론, 토론해볼 가치 있다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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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용태 의원이 이 같은 사실을 지적하자 최 후보자는 “피해받은 희생자들은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거듭 사과했다. 천안함 사건에 대한 입장이 달라진 것이냐는 김 의원의 질문엔 “그때의 제 입장은 음모론이 아니었다”면서 “(정부 공식 발표에) 문제 제기하는 의견을 함께 검토하거나 토론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답했다.
야당은 최 후보자가 17차례 북한을 다녀온 점 등을 지적하며 “전형적인 친북좌파 인사”(서지영 의원)라고 공세를 폈다. 최 후보자는 서면질의에서 대한민국의 주적이 어디냐는 질문에 북한을 언급하지 않고 “대한민국의 위협이 되는 존재는 적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포괄적으로 답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청문회에선 “북한 정권, 북한군은 대한민국의 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이 색깔론을 펼치고 있다”며 엄호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김문수 의원이 “무능하게 우리나라 해군이 아무 대응도 못 하고 청년들이 그냥 몰살을 당했다”고 발언해 논란이 됐다. 김 의원은 북한 어뢰에 공격을 당한 천안함에 대해 “어디서 북한이 미사일을 쏜지도 제대로 밝히지 못하고 어디 반격 하나도 못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최원일 전 천안함장은 페이스북에 “미사일과 어뢰는 같은 이름이 아니다”라며 “처벌은 야비하게 기습한 북한이 받아야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 연신 사과했지만… 사퇴 요구엔 즉답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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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교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2일 국회 교욱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문재인 전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패배한 2012년 18대 대선 직후 “여전히 부끄러운 부산”이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도 논란이 됐다. 최 후보자는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도 “제가 직접 작성한 글이 아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구나 해서 그냥 공유했다”고 해명했다. 조 원장 가족 수사를 일컬어 “검찰의 칼춤”이라 표현했던 것도 사과했지만 “(직접 쓴 게 아니라) 옹호하는 글에 동의한 것”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한편 최 후보자는 영어 조기교육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기 시작하는) 초등학교 3학년부터 영어를 해도 충분히 국제적으로 따라갈 수 있다”고 말했고, 고교학점제에 대해선 “취소할 일은 절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김소영 기자 k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