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게임 시장이 늙고 있다. 게임산업에 종사하는 평균 연령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물론 개발자들의 고령화와 함께 시장의 콘텐츠도 젊은층 보다는 중장년 층 게이머 공략을 위한 게임들이 많아진 모습이다.
■ 개발자 고령화, 20대 급감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4 게임산업 종사자 노동환경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게임산업 종사자 중 29세 이하 개발자는 2020년 3만 5,787명에서 2022년 2만 4,822명으로 30.6%나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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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연령 및 연도별 종사자 현황 출처= 2024 게임산업 종사자 실태조사
이러한 게임산업 종사자의 고령화의 원인으로는 다양한 요인이 지목되고 있다. 코로나19 특수 이후 산업 침체기를 겪은 게임산업은 신입 채용을 대폭 감소했다. 현재는 정기 공채를 찾아보기가 힘들어진 수준이 됐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신입보다는 프로젝트 경력이 있는 개발자 확보에 나서면서 30대 이상의 채용이 늘고 있다.
■ 게이머도 중년이 주류
여기에 게임을 즐기고 있는 게이머들도 나이를 먹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4 게임 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40대 60.7%, 50대 44.6%가 게임을 한다고 답했다. 60대 게이머도 31.1%에 달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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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시장에는 기존 IP를 활용한 MMORPG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들 MMORPG의 핵심 타깃은 30~40대 이상 중년층으로 과거 ‘리니지’나 ‘메이플스토리’로 게임을 접했던 게이머다. 사업적인 측면에서 확실히 돈이 되는 이들을 위한 콘텐츠가 등장하고 있는 셈이다.
연령대별 게임 이용률 출처 = 2024 게임 이용자 실태조사
물론 국내 게임 시장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장르는 여전히 MMORPG다. 회사가 팔리는 상품을 만드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라고도 볼 수 있다. 다만, 이 장르는 하루 종일 몰입할 수 있는 긴 플레이타임과 높은 과금 구조를 기반으로 한다. 지갑이 두텁지 않은 젊은 층에서는 제대로 즐기기가 쉽지 않다.
청소년 이용불가 게임 출처=게임물관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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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여전히 젊은 이용자들의 게임 이용률 높지만, 이들을 위한 국산 콘텐츠가 많이 없다는 것에 있다. 2024년 ‘게임 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10대는 81.4%, 20대는 85.1%로 이용률이 가장 높다. 젊은 층에서 여전히 게임을 가장 활발히 즐길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여전히 활발하게 게임을 즐기지만, 이들이 즐기는 게임 콘텐츠에서 국산 게임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특히, 10대 이용자들이 즐기는 게임의 경우 국산 게임이 전무한 수준이다. 대형 게임사들이 산업 논리상 구매력 높은 중년층에만 집중하다 보니, 젊은 청년 세대 특히 10대 소비자는 소비자로 배제되는 구조가 강화되고 있다. 이용자들을 해외 게임들에게 빼았긴지 오래다.
10대는 국산 게임에서 멀어지고 밀려났다. 사진은 로블록스
이러한 상황은 당장은 문제점이 보이지 않을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젊은 세대를 이탈시키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 지금 중장년 층을 노리고 등장하는 게임들이 과거 어떤 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등장했었던 작품인지 다시금 생각해보면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라 본다.
업계 개발자도 나이를 먹어가고 당장의 수익성에 집착하며 중년 게이머 중심의 MMORPG, 성인 전용 게임으로 쏠려 있는 상황이지만, 게임 산업이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하려면, 신입 개발자 육성과 젊은 세대를 겨냥한 창의적 IP 투자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머지않아 산업 전체가 그저 그런 중장년을 위한 게임만 만드는 집단으로 굳어질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다.
게임동아 조광민 기자 jgm21@gamedong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