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 아닌 ‘투자’ 대상 된 가상자산 스테이블코인은 금융 인프라 역할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고’로 활용 생태계 확장성 앞세운 이더리움도
이한재 신한프리미어 패밀리오피스 반포센터 PB 팀장
다음은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이 ‘가치 저장’ 수단으로 탈바꿈하고 있다는 점이다. 금이 오랫동안 인플레이션 시대의 안전자산으로 평가받아 왔다면,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이란 별칭과 함께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공급량이 2100만 개로 한정돼 희소성이 뚜렷하고, 연기금이나 대형 기관이 매수에 나서면 시장 유동성이 확대되며 가격 상승 기대도 커진다. 일부 기업은 회사 자금을 활용해 비트코인을 꾸준히 매입하며 일종의 ‘디지털 금고’로 활용하기도 한다. 이런 흐름 속에서 비트코인을 인플레이션 방어 수단으로 보는 시각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다만 비트코인은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큰 자산이기에, 비트코인 보유 규모에 비해 기업 가치가 과도하게 평가될 수 있다는 점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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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에 접근하는 방법도 다양하다. 우선 거래소를 통해 직접 가상자산을 매수하는 방법이 있지만 보관을 잘못해 분실하거나 해킹당할 위험을 염두에 둬야 한다. 해외에서는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나와 제도권 안에서 안전하게 투자할 길이 열려 있다. 다만 국내에서는 아직 이러한 상품 투자에 제한이 있다. 그 대신 국내 일부 액티브 ETF 상품은 비트코인을 사들이는 기업,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기업, 거래소를 운영하는 기업 등 관련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은 직접 매수부터 ETF를 통한 간접 노출 등 다양한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각각 장단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상자산 시장을 바라보는 시선은 이제 단순한 ‘투기’란 틀에 갇히지 않는다. 달러와 국채를 연결하며 금융 인프라로서 입지를 넓히고, 희소성을 기반으로 가치 저장 수단의 위상을 굳혀가며 미래 디지털 경제의 기반이 되고 있다. 아직 제도와 환경은 완전히 정비되지 않았지만, 가상자산을 볼 때 단순히 가격 등락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여러 의미와 논리를 함께 봐야 한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이한재 신한프리미어 패밀리오피스 반포센터 PB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