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WKBL신인드래프트 1순위… 우리銀서 6시즌 챔피언 우승 2차례 “해외리그 뛰는 건 정말 특별한 일” FA 마다하고 호주 등 해외 진출 지난달 FIBA 아시아컵 ‘베스트 5’
‘농구 유목민’ 박지현(25)은 2025∼2026시즌을 뉴질랜드 여자프로농구 리그 토코마나와에서 시작한다. 하지만 시즌을 마칠 때는 다른 팀 유니폼을 입고 있을 수도 있다. 9∼12월 열리는 뉴질랜드 리그가 끝나면 내년 초엔 유럽 무대의 문을 두드릴 계획이기 때문이다. 박지현은 지난 시즌에도 호주 2부 리그 뱅크스타운(3개월)을 시작으로 토코마나와(3개월), 스페인 2부 리그 마요르카 팔마(5개월)에서 뛰었다.
박지현이 지난 시즌 토코마나와(뉴질랜드)에서 뛸 당시의 모습들. 토코마나와 제공
키 182cm의 장신 가드 박지현은 숭의여고 시절부터 ‘한국 여자농구의 미래’로 주목받았다. 그는 2018년 미국프로농구(NBA)가 전 세계 유망주를 대상으로 운영하는 ‘국경 없는 농구 글로벌 캠프’에 한국 여자 선수 최초로 선발되기도 했다. 고교 시절 박지현이 국제대회에 출전하면 외국 대학교 관계자들이 입학을 제안하며 명함을 건네는 일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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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현은 “주위에선 ‘(한국에서 누릴 수 있는 걸) 다 포기하고 외국으로 갔네’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얻은 게 너무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실력과 체격이 좋은 선수들과 맞붙다 보면 어려움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그들을 상대로 어떻게 이길지 고민하면서 부족한 점을 채워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박지현이 지난달 국제농구연맹(FIBA) 여자 아시아컵에서 드리블을 하고 있다. FIBA 제공
박지현은 베스트5 시상식에서 호주의 우승을 이끈 대회 최우수선수(MVP) 알렉산드라 파울러(24)와 유니폼을 교환했다. 박지현은 “호주 1부 리그 팀(타운스빌 파이어)에서 뛰고 있는 파울러가 내게 ‘작년에 뉴질랜드에서 뛰었지? 다음 시즌엔 어디서 뛰어?’라고 물었다. 나를 알고 있다는 게 신기했다. 호주 리그도 다시 도전해 보고 싶다고 했더니 파울러가 응원을 해줬다”며 웃었다.
지난 시즌 튀르키예 리그 갈라타사라이에서 뛰었던 센터 박지수(27)가 이번 시즌 KB스타즈로 복귀하면서 박지현은 WKBL 출신 선수 중 유일한 ‘해외파’가 됐다. 박지현은 “(해외 리그에선) 한국 팬들을 보기 어려운데 아시아컵 때 많은 분이 응원을 와주셔서 너무 반가웠다. 팬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선수로 성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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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