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호수에서 수상스키를 즐긴 후 뇌먹는 아메바에 감염된 사례가 발생했다. 해당 이미지는 기사와 무관.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광고 로드중
호수에서 수상스키를 즐기다 ‘뇌 먹는 아메바’로 불리는 파울러자유아메바(Naegleriafowleri)에 감염된 사례가 공개됐다.
미국 미주리 주 오자크 호수 주립공원( Lake of the Ozarks)에서 며칠 간 수상스키를 탄 것으로 알려진 사람이 뇌 먹는 아메바에 감염 돼 병원에 입원했다고 CBS뉴스가 주 보건당국을 인용해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환자는 파울러자유아메바 감염 확진 판정을 받고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보건 당국은 환자가 호수에서 수상스키를 즐긴 지 며칠 만에 증상이 나타났으며, 현재 정확한 감염 경로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광고 로드중
파울러자유아메바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뇌 먹는 아메바 란?
파울러자유아메바는 담수호, 강, 온천 등 따뜻한 민물이나 흙에 서식하는 단세포 생물로, 현미경을 사용해야 볼 수 있을 정도로 미세한 생물이다.
호수나 강, 온천 등 민물에서 수영이나 이번처럼 수상스키와 같은 레저 활동을 할 때 드물게 아메바가 코로 들어가 후각신경을 따라 뇌로 이동할 수 있다. 비염 치료에 많이 사용하는 코 세척기에 아메바가 섞인 물을 넣어 사용하다 감염될 수도 있다.
하지만 오염된 물을 마시거나 감염된 타인과의 접촉을 통해서는 전파가 안 된다.
지구 온난화 탓, 점차 북상
광고 로드중
캘리포니아 대학교 리버사이드 캠퍼스 환경공학 교수인 윤 쉔 (Yun Shen)은 “원발성 아메바성 뇌수막염은 전 세계적으로 떠오르는 의학적 위협”이라며 “기온이 올라갈수록 아메바가 살아남기 쉬워지고, 사람들도 더 자주 물놀이를 하게 되면서 감염 위험이 증가한다”라고 과학 전문 매체 내셔널지오그래픽에 말했다.
지금껏 약 40개국에서 PAM 감염 사례가 보고 됐다. 우리와 가까운 일본과 중국에서도 사망자가 나왔다. 국내의 경우 태국에서 감염 된 후 귀국해 숨진 사례가 유일하다.
파울러자유아메바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100명 중 단 2명꼴로 살아남아
감염 후 짧게는 2∼3일, 길게는 7∼15일의 잠복기 후 증상이 나타난다. 초기에는 두통, 정신 혼미, 후각 및 상기도 증상이 나타났다가 점차 심한 두통과 발열, 구토와 머리를 앞으로 굽힐 수 없는 경부 경직이 이어지고 혼수상태를 거쳐 사망에 이른다.
전 세계적으로는 2023년 기준 381명이 감염돼 8명만 생존했다. 치명률이 98%에 이른다.
광고 로드중
뇌 먹는 아메바 예방법은 단순하다. 아메바가 섞인 물이 코를 통해 뇌로 유입되지 않게 하는 것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담수에 뛰어들거나 다이빙할 때는 코를 잡거나 코 클립을 착용하고, △온천에서는 항상 머리를 물 밖으로 내밀고, △아메바는 물이 얕은 곳에 서식할 가능성이 더 높으므로 바닥을 파지 말고, △코를 세척할 때는 증류수나 끓인 수돗물을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염소로 소독한 수영장이나 바닷물은 뇌 먹는 아메바가 서식하기 어려워 감염 위험이 없다.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