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유산한 교사가 병가도 없이 복귀했지만 학부모는 “담임 바꿔라” 민원까지 제기했다. 교권 붕괴 실태에 분노가 커지고 있다. 기사와 상관없는 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1일 쓰레드 등 소셜미디어(SNS)에는 ‘학부모 교권 침해 민원 사례집’에 소개된 한 교사의 사연이 올라왔다.
■ “임신해서 담임 못맡는다”…교감이 무시하고 결국 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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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상태였던 A 씨는 체력적 소모가 큰 1학년 담임을 피하고 싶다는 의사를 학교에 전달했지만, 교감은 이를 묵살하고 담임을 맡길 것을 강요했다.
결국 A 씨는 입학식 당일 쓰러져 유산을 겪었고, 충분한 회복 시간조차 없이 다시 교단에 서야 했다.
■ 교감, 병가도 허용안하고 학부모들한테 A 씨 유산 사실 공지
교감은 A 씨의 병가 신청마저 거부했다. 더욱 충격적인 건 교감이 학부모들에게 A 씨의 유산 사실을 공식적으로 알렸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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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부 학부모들, 교사 유산 사실알고 “담임 바꿔주세요” 민원
며칠 후 교육청에는 “유산한 교사 정신 괜찮겠어요?”, “담임 바꿔주세요”와 같은 민원이 접수됐다.
수업 중 A 씨는 한 학생에게서 “선생님 배 속 아기 죽었잖아”라는 충격적인 발언까지 들어야 했다.
A 씨는 해당 발언을 한 학생의 학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항의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황당했다. 학부모는 “우리 애가 성숙해서 잘 안다. 맞는 말인데 뭐. 그 말 듣고 색안경 낀 건 아니죠?”라며 되레 적반하장으로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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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연이 알려지자 온라인에서는 분노가 폭발했다. 누리꾼들은 “교감과 학부모 모두 문제가 많다. 교사가 너무 힘들었을 것이다”, “교사가 버텨야 할 이유가 뭐냐”, “법적 처벌이 필요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