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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 서울에서 이모 집으로 향하던 중 실종된 7세 여아가 54년 만에 어머니와 다시 만났다. 당시 보호시설에 인계된 뒤 다른 성과 이름으로 살아온 여성은 두 딸을 둔 60대가 돼 극적으로 가족을 찾았다.
29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형사기동대는 A 씨(62)가 지난 25일 어머니 B 씨(80대)와 상봉했다고 밝혔다.
A 씨는 1971년 여름,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자택에서 같은 구 양평동에 있는 이모 집으로 혼자 버스를 타고 가다 실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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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점에서 울고 있었다”…아동복지센터 자료 추적
어머니는 2023년 7월 “죽기 전에 딸 얼굴이라도 보고 싶다”며 서울 양천경찰서에 재신고했고, 사건은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로 이관됐다.
경찰은 서울시 아동복지센터에서 1971년 6월부터 12월 사이 입소한 1962~1964년생 여성 133명의 기록을 확보했다. 이 가운데 한 건에는 ‘영등포구 버스 종점에서 울고 있던 아이가 한 남성에 의해 보호소로 인계됐고, 이후 성남보육원으로 옮겨졌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경찰은 해당 아동이 전원된 보육원의 입소자 명단을 확인했고, 실종 시점과 정황이 일치하는 A 씨를 찾아냈다. 이름은 그대로였지만, 성과 본은 새롭게 등록됐고 생년월일도 1963년에서 1964년으로 변경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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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녀 관계 확인 후 54년 만에 가족 상봉
이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진행한 유전자 검사에서 A 씨와 B 씨가 모녀 사이임이 이달 21일 확인됐다. 25일, A 씨는 어머니인 B 씨와 동생, 그리고 자신이 낳은 두 딸(B 씨의 손주들)과 함께 만났다.
A 씨는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두 딸이 끝까지 가족을 찾아보자며 도와줬다”고 말했다. B 씨는 “딸이 살아 있기만을 바랐는데, 이렇게 다시 만나게 될 줄 몰랐다”며 “경찰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