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접경지서 무력 충돌 태국군 1명도 숨져…35명 부상
태국 영토쪽으로 로켓탄을 발사하는 캄보디아군 BM-21 다연장로켓. X(구 트위터) 캡처
두 나라는 산스크리트어로 ‘성지(聖地)’를 뜻하는 11세기 크메르 유적 ‘프레아 비헤아르’ 사원의 영유권을 두고도 오랫동안 갈등을 빚었다. 또 패통탄 친나왓 태국 총리는 캄보디아를 사실상 통치하고 있는 훈 센 상원의장(전 총리)에게 자국군을 험담한 사실이 드러나 헌법재판소로부터 직무 정지를 당한 상태다. 두 나라의 분쟁 역사가 깊고 지도자의 거취까지 복잡하게 얽혀 있어 당분간 갈등과 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태국 영토쪽으로 로켓탄을 발사하는 캄보디아군 BM-21 다연장로켓. X(구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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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군인들은 무인기(드론)가 선회하는 소리가 들린 이후 태국군 기지에 접근한 무장 캄보디아군 6명이 총격을 가하면서 교전이 벌어졌다고 주장한다. 또 캄보디아가 의도적으로 민간인 밀집지에 다연장로켓 ‘BM-21’을 발사해 인명 피해가 커졌다고 규탄했다. 태국은 일대주민 4만여 명을 급히 대피시켰다. 또 F-16 전투기를 급히 출격시켜 대응에 나섰다.
태국 육군 소속 병사들이 지난 20일 국경 지대에서 지뢰를 탐지하는 모습. 2025.07.24.AP/뉴시스
반면 캄보디아 측은 지뢰 매설 사실도 부인하고 이날 공격 또한 태국이 먼저 시작했다는 입장이다. 캄보디아 국방부는 24일 “태국군의 선제 공격이 있었기에 방어 차원에서 대응에 나섰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훈 센 의장은 “태국군의 포격 공격을 당했지만 우리 군을 믿고 차분하게 대응하라”고 촉구했다.
● 힌두교 사원 영유권 분쟁 역사도 깊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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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는 국제사법재판소(ICJ)에 “태국의 사원 점령은 부당하다”며 제소했다. ICJ는 1962년, 2013년 모두 “사원의 소유권은 캄보디아에 있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태국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2011년에도 두 나라가 사원 일대에서 충돌해 20여 명이 숨졌다.
패통탄 총리가 지난달 15일 훈 센 의장과 나눈 통화가 유출되면서 태국에서는 반(反)캄보디아 여론 또한 고조되고 있다. 당시 패통탄 총리는 부친 탁신 친나왓 전 총리와 돈독한 훈 센 의장을 ‘삼촌’이라고 불렀다. 또 국경지대에서 태국군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며 자국군 사령관을 험담했다. 패통탄 총리는 훈 센 의장에게 “원하시는 것을 다 해드리겠다”며 저자세로 일관해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이 여파로 직무까지 정지된 상태다.
● BBC “전면전으로 확산은 어려워”
다만 전면전으로 치닫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양국 모두 내부 상황이 전쟁을 일으킬만큼 녹록지 않아서다. BBC는 “캄보디아는 경제난, 태국은 정치 갈등이 심각해 현 상황이 전면전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는 이는 많지 않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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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모 기자 mo@donga.com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