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 대구서 감성 여행] ‘천혜의 자연’ 대구 달성군 여행 송해공원에서 둘레길 산책하고 국내 유일 연리지 사랑나무 구경 전국 최초의 화석 전문 박물관도
대구 달성군만큼 다채로운 매력을 지닌 여름 여행지는 드물다. 낙동강과 비슬산을 품은 천혜의 자연환경과 그 안에 녹아든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관광지들이 조화롭게 펼쳐져 있다. 달성군은 한 번의 여행으로 여러 감동을 누릴 수 있는 특별한 장소다.
낙동강과 예술이 만나는 랜드마크
달성군 다사읍 강정보 디아크 광장을 찾은 방문객들이 연을 날리고 있다. 대구 달성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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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크 광장은 지역민을 위한 축제의 장으로도 활용된다. 올해 여름에는 이곳에서 더욱 특별한 시간이 마련된다. 바로 달성군의 첫 청년 대상 축제 ‘달성 워터스플래시’다. 시원한 물에 흠뻑 젖을 수 있는 즐길 거리를 마련해 ‘워터밤’ 부럽지 않은 시간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프로미스나인, 그레이, 래원 등 청년층이 선호하는 인기 가수 공연은 물론 DJ 아스터의 신나는 파티도 예정돼 있다. 또 취·창업 안내, 문화 체험 등이 가능한 다양한 부스를 운영해 지역 청년들에게 유익한 정보도 제공할 예정이다. 행사는 이달 26일 토요일 오후 5시부터 열린다.
국민 MC의 이름을 딴 호수공원
송해공원 주변으로 물안개가 피어나 색다른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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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해 선생의 이야기를 담은 송해기념관과 선비체험관도 알찬 볼거리로 가득하다. 송해카페에서는 다양한 음료를 즐길 수 있으며 송해 선생 캐릭터가 그려진 커피잔 등이 독특함을 더한다. 최근에는 달성문화재단 달성문화도시센터에서 주민을 위한 원데이클래스 등 다양한 강연·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골목골목 살아 숨 쉬는 예술마을
마비정 벽화마을에서는 다양하고 아기자기한 그림을 감상할 수 있다.
마비정(馬飛亭·馬飛井)은 말 마(馬), 날 비(飛), 정자 정(亭) 또는 우물 정(井)을 조합해 만들어진 이름이다. 이 마을에는 세 가지 전설이 전해진다. 첫 번째는 마비정에서 산을 넘으면 바로 청도가 나오는데 과거 청도 사람들이 화원장에 오갈 때 이곳에서 말을 쉬게 했다는 데서 유래했다는 전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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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혜의 숲속 쉼터
비슬산 계곡에서 시원하게 물이 흐르고 있다.
가을이면 정상부의 억새를 보기 위해 등산객들이 몰려든다. 하늘과 맞닿은 넓은 대지 위에 부드럽게 물결치는 억새밭은 놓칠 수 없는 계절의 선물이다. 겨울에도 찬바람을 가르며 대견사, 천왕봉, 대견봉을 찾는 이들로 붐빈다. 특히 자연휴양림 계곡에 인공적으로 물을 뿌려 만든 얼음 동산은 ‘인생 사진’을 남기기 좋은 장소로 사랑받고 있다.
비슬산의 봄은 절경 그 자체다. 참꽃 군락지의 분홍빛 물결은 장관을 이룬다. 전국의 여행객과 등산 동호인들이 꼭 찾는 명소다. 참꽃문화제가 열리는 봄이면 매년 30만 명 이상이 비슬산을 찾아 정상에 핀 화려한 꽃의 향연을 즐긴다.
비슬산에는 독특한 문화·자연 유산도 곳곳에 숨어 있다. 참꽃 군락지 인근에 위치한 사찰 대견사는 일연선사가 삼국유사 집필을 구상한 장소로 알려져 있다. 돌이 흘러내리는 듯한 형상을 한 국내 최대 규모의 암괴류는 천연기념물 제435호로 지정돼 있다. 고즈넉한 유가사 풍경도 함께 둘러볼 만하다.
공룡과 선사시대 신비를 만난다
달성군 유가읍에는 전국 최초의 화석 전문 공립박물관인 달성화석박물관이 있다. 지난해 10월 개관한 이래 지금까지 8만5000명 이상의 관람객이 찾았다.
화석박물관은 주말 교육프로그램 등 어린이들을 위한 다양한 과학 교육 활동을 운영하고 있다. 단순한 전시를 넘어 교과 과정과 연계된 생생한 체험 활동이 가능하다. 공룡알, 해양생물 화석 등 국내외 화석과 암석 2만여 점, 스트로마톨라이트와 고래 뼈 등의 표본이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전시실은 선사시대 지질과 화석 생성 과정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비대칭 형태로 설계된 외관도 눈에 띄며 제33회 대구시 건축상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인근 시설 및 지역 관광과 연계한 할인 혜택도 제공된다. 이웃한 국립대구과학관 당일 입장권을 소지한 시민은 50% 할인된 가격으로 입장할 수 있다. 올해 5월부터는 대구시티투어 당일 승차권 소지자에게 무료입장 혜택도 제공하고 있다.
낙동강이 전하는 옛 정취
달성군 화원읍 사문진 주막촌을 찾은 관광객들이 설치물들을 둘러보고 있다.
사문진 나루터는 조선시대 보부상들이 부산에서 낙동강을 거슬러 대구로 오가던 뱃길로 이용됐다. ‘사문(沙門)’은 모래가 많은 백사장이라는 뜻이며, 절로 들어가는 관문이라는 의미에서 ‘사문(寺門)’이라 불렸다는 설도 있다.
나루터에는 예전 보부상들이 지나던 길목마다 주막이 있었고 지금은 500년 넘은 팽나무가 옛 주막 자리를 지키고 있다. 당시 사공들은 이 나무에 밧줄을 매어 나룻배를 정박시켰다고 전해진다.
현재 주막에서는 전통 막걸리, 국밥, 도토리묵 등 향토 음식을 맛볼 수 있어 미식 여행의 즐거움도 누릴 수 있다. 낙동강이 유유히 흐르는 풍경과 어우러진 전통 건축물은 사진 명소로도 인기다. 사문진 주막촌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는 살아 있는 박물관 같은 공간이다. 달성군의 과거와 현재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이곳은 세대를 초월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명소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