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2차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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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이 10일 재구속돼 3평 남짓한 서울구치소 독방에 수감됐다. 구속 취소로 풀려난 지 124일 만이다. 영장실질심사에서 윤 전 대통령 측은 방어권 행사를 위한 불구속을 주장했지만, 법원은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윤 전 대통령의 재구속은 그 자신의 거짓과 억지가 자초한 것이다. 수사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이 체포영장 집행을 막고 군 사령관들의 비화폰 정보를 삭제하라고 지시했다는 진술과 증거가 나왔는데도 막무가내로 혐의를 부인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사건 관련자들을 회유할 우려가 있다는 점도 재구속 필요 사유로 들었다. 특검에 따르면 일부 관련자들은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이 조사에 입회했을 때는 윤 전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진술하다가 변호인이 퇴장하면 불리한 쪽으로 말을 바꾸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상식의 눈높이에서 보자면 윤 전 대통령이 넉 달 전 풀려난 것부터가 문제였다. 법원이 한 번도 전례가 없었던 방식으로 기간을 산정해 구속을 취소하고, 이어 검찰도 마땅히 해야 할 항고를 포기한 것은 일반인은 상상할 수도 없는, 윤 전 대통령 한 사람만을 위한 법 집행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대해 윤 전 대통령은 “재판부가 불법을 바로잡아 준 것”이라며 기고만장한 모습을 보였고, 특검 수사에도 제대로 응하지 않았다. 출석 날짜와 시간을 늦추고 비공개로 나가게 해 달라며 ‘생떼’를 썼고, 조사 도중 “체포영장 집행에 관여한 경찰관의 신문은 못 받겠다”고 버티는 황당한 일도 있었다. 7∼9일 실시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70%가 넘는 응답자가 윤 전 대통령의 재구속에 찬성한다는 의견을 밝힌 것도 이런 오만한 태도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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