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법 통과후 ‘지수 투자’ 기대감 코스피200 ETF 6월부터 순매수세… “시장전체에 투자, 잦은 변동에 유리” 코스피, 시총-지수 디커플링 현상… “주주환원 강화 ‘장투’ 환경 조성해야”
코스피 3,130선 돌파 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종가(3,133.74)가 표시돼 있다. 2021년 9월 17일(3,140.51) 이후 3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광고 로드중
직장인 신모 씨(36)는 최근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연금저축펀드와 개인형퇴직연금(IRP)에서 주로 미국 나스닥 ETF에 투자해 왔다는 그는 “최근 국내 증시로 포트폴리오를 넓혔다”며 “내년까지 코스피200 ETF에 매달 50만 원씩 투자할 생각”이라고 했다.
국내 증시에 등을 돌리고 미국 증시로 떠난 ‘서학 개미’가 다시 고향을 찾고 있다. 최근에는 신 씨처럼 국내 증시 대표 벤치마크 지수에 베팅하는 개인투자자가 늘고 있다. 9일 코스피가 3,133.74로 마감하며 종가 기준 3년 10개월 만에 최고점을 찍는 등 상승세가 이어진 영향이다. 특히 상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대표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수동적) 장기 투자로도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 코스피200 장투 나선 ‘동학 개미’
광고 로드중
지수 추종 ETF에 투자하는 것은 시장 전체에 투자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개별 주식에 투자했을 때보다 등락 폭이 크지 않아 변동성을 견디기 유리하다. 개별 기업이나 산업을 분석할 시간이 부족한 투자자들이 ‘시장 수익률’만 거두는 것을 목표로 할 때 선택할 수 있는 전략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 원자력, 지주, 조선, 방산 등 주도주 손바뀜이 잦아 난도가 높아진 최근 상황에서는 지수에 투자하는 것도 괜찮은 전략”이라고 말했다.
● 코스피에선 안 통했던 지수 투자
이는 코스피가 실제 기업들의 성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9일 코스피 상장사 시가총액은 2563조4229억 원으로 사상 최고 수준을 달성했지만 지수는 3,133.74로 역대 최고점인 2021년 7월 6일(3,305.21)에 5% 이상 못 미친다. 당시 코스피 상장사 시총(2314조4173억 원)은 현재보다 10% 정도 적다.
미국 나스닥과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동아일보가 삼성증권에 의뢰해 2002년 1월 말 코스피와 나스닥의 시총과 지수를 100으로 두고 분석한 결과 코스피는 이달 4일 기준 시총이 886.7로 8.8배로 증가했는데도 지수는 410으로 4.1배로 느는 데 그쳤다. 반면 나스닥은 시총 1089.3, 지수 1065.2로 비슷하게 10배가량으로 증가했다.
광고 로드중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증시가 강세인 것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각종 정책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인 만큼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선 이사회 의사 결정의 변화나 자사주 소각 등 주주 환원을 강화할 수 있는 제도 마련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