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5일 일본 사이타마현 나나사토역 앞 유세 차량 위에서 마이크를 들고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삼엄한 경비 속에 청중과의 거리가 멀리 떨어져 있다. 출처 이시바 시게루 총리 ‘X’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의 사망 3주기(8일)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올해 참의원 유세장의 경비가 한층 강화되고 있다. 집권 자민당 지원 유세에 나선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총리를 비롯한 여야 고위 정치인들도 유권자들과의 스킨십 강조보다 현장에서의 안전 확보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아베 전 총리는 3년 전 참의원 선거 당시 나라현 나라시의 지원 유세에 나섰다가 해상자위대 출신인 야마가미 데쓰야(山上徹也)가 쏜 사제 산탄총을 맞고 사망했다.
아사히신문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20일 치러지는 참의원 선거의 첫 주말 유세였던 5일 니가타현 조에츠시에서 연설에 나선 이시바 총리와 청중 사이의 거리는 20m 이상 떨어저져 있었다. 또 주변에는 펜스도 세워져 있었다. 청중들은 금속탐지기로 소지품 검사를 받아야 했고, 이를 통과했다는 스티커를 가슴에 붙여야 유세장에 들어올 수 있었다. 3년 전 아베 전 총리의 피격 당시 범인이 사제총을 들고 연단의 5m 앞까지 걸어와 발사한 것을 고려해 검색을 강화하고 거리를 떨어뜨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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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선거 기간 중 극심한 충돌이나 특정 정치인을 겨냥한 폭력 행위 등이 상대적으로 적었지만, 최근 일본에서는 정치인을 표적으로 한 테러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중의원 선거 유세 현장 검색에서 칼을 비롯한 테러 위험 물품이 약 30건 적발됐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경찰 당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7월 미 대선 유세 중 멀리 떨어진 건물 옥상에서 피격당한 것을 감안해 유세 현장에 무인기(드론)를 띄우고, 주변 건물 옥상에 저격 요원을 배치하고 있다.
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