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 설립 재단에 선출권’ 강조 신장위구르-티베트 독립 억제 中은 “中내부서 찾아 승인 받아야” 맞서
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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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의 종교 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자신의 90세 생일을 맞아 환생을 기반으로 한 후계자 선출 제도를 이어가겠다고 2일 밝혔다. 그러면서 후계자 선출권을 중국 정부가 아닌 자신이 설립한 재단이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무슬림(이슬람 신자)이 대거 거주하는 신장위구르 자치구와 더불어 티베트 지역의 분리독립 움직임을 억제하고 있는 중국 정부는 “달라이 라마 계승은 정부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티베트 망명정부가 있는 인도 다람살라에서는 달라이 라마 주재로 고위급 종교 회의가 열렸다. 달라이 라마는 성명을 통해 “달라이 라마 제도는 계속될 것임을 확인한다”고 밝혔다. 앞서 그는 자신이 90세가 될 무렵 환생을 통한 후계 제도를 유지할지 여부를 재평가하겠다고 예고했는데, 이를 지속하겠다고 공식 선언한 것. 후계자 선출은 달라이 라마 제도 유지를 위해 설립된 비영리단체 ‘가덴 포드랑 재단’이 맡도록 했다. 달라이 라마는 “(재단은) 전통에 따라 환생자 수색과 인정 절차를 수행해야 한다”며 “이 문제에 간섭할 수 있는 권한은 누구에게도 없다”고 강조했다.
티베트 불교에선 영적 스승이자 최고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가 사망하면 그의 영혼이 어린아이의 몸으로 환생한다고 믿는다. 현재 14대 달라이 라마 역시 두 살 때 환생자로 지명돼 1940년 즉위했다. 후계자를 찾는 절차는 달라이 라마가 세상을 떠난 직후 시작된다. 달라이 라마는 1959년 중국 통치에 맞서 티베트 주민들이 일으킨 대규모 봉기를 주도했다가 실패한 뒤 인도로 망명했다. 이후 인도 북부 다람살라에 티베트 망명정부를 세우고, 중국에 맞서 비폭력 독립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평소 자신의 후계자가 중국이 아닌 자유세계에서 환생할 것이며, 중국 정부가 지명한 후계자는 거부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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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