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尹측 10시 출석 요청 거부 尹, 조사시기 변경 요구하며 어깃장 법조계 “검사 윤석열이면 바로 체포”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청사에 마련된 내란특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첫 출석하고 있다. (공동취재)/뉴스1
윤 전 대통령은 1일 오전 9시 특검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고검 청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전날 “특검이 일방적으로 정한 1일 출석은 불가하다”며 “5일 이후로 출석일 협의를 요청한다”고 밝힌 바 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특검의 5일 출석 요구에 대해서도 “출석은 하겠지만 출석 시간을 오전 10시로 미뤄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1차 조사에서도 오전 9시가 아닌 10시 출석을 요구한 바 있다. ‘통상 10시가 일반적인 조사 시작 시간이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특검은 이런 요구가 ‘특검 흔들기’에 해당한다고 보고 수용하지 않을 방침이다. 특검팀은 이날 공지에서 “사회 일반의 업무 개시 시간, 지난 조사 경과 및 조사량이 많은 점 등을 고려해 윤 전 대통령에게 7월 5일 오전 9시 출석을 재차 통지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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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출신인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지난달 30일 유튜브 방송에서 윤 전 대통령이 박창환 총경의 조사를 거부한 것을 두고 “만일 (과거의 검사) 윤석열이었으면 그 피의자를 그 자리에서 긴급체포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새벽 특검 조사를 마친 뒤 귀가하면서 취재진으로부터 “검사 시절 피의자가 조사자를 선택할 수 있게 해주셨습니까”라는 질문을 받았지만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역대 대통령 대면 조사와 비교해도 윤 전 대통령의 태도는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는 서울고검 청사에 출입하면서 단 한 차례도 기자들의 질문에 응하지 않았다. 과거 노태우,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검찰에 출석할 때 포토라인에 서서 국민에게 사과의 메시지를 전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내란 특검팀이 윤 전 대통령에게 별도의 예우를 하지 않는 점도 주목된다. 통상 전직 대통령 조사 때 수사 책임자가 조사 전 간단한 차담을 하거나 별도 조사실을 제공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조은석 특검은 지난달 28일 조사 당일 윤 전 대통령을 만나지도 않았고 일반 조사실을 그대로 사용했다.
채 상병 특검을 이끄는 이명현 특별검사가 1일 국립대전현충원 내 채 상병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채 상병 특검팀은 2일 현판식을 연 직후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불러 조사한다. 대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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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유근 기자 bi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