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나눔] ‘이퀄테이블’ 문준석 대표 국내 첫 저탄소 커피 브랜드 운영… 브라질 탄소중립인증 농장과 계약 2년동안 줄인 탄소량 147t 달해 삼성 등 47개 기업에 원두 공급… 일본-대만 등 아시아 진출 계획
사회적 기업 ‘이퀄테이블’의 문준석 대표. 이퀄테이블이 운영하는 ‘내일의커피’는 국내 최초 탄소 저감 커피 브랜드다. 행복나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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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공급망의 탄소 배출량을 줄이면 커피가 더 맛있어집니다.”
국내 최초 탄소 저감 커피 브랜드 ‘내일의커피’를 운영하는 사회적 기업 ‘이퀄테이블(Equaltable)’ 문준석 대표(42)의 말이다. 이퀄테이블은 커피 공급망 전 과정에서 탄소 배출량을 줄여 기후 문제를 해결하고 난민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한다.
● 난민 고용부터 탄소 저감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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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본보와 인터뷰한 문 대표는 “봉사활동을 하며 만난 난민은 모두 각기 다른 빛으로 빛나는 친구였다”며 “난민과 한국인이 서로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내일의커피를 열었다”고 설명했다. 문 대표는 카페를 운영하는 6년 동안 12명의 난민 바리스타를 육성했다. 커피를 만들고 고객을 응대하는 방법 등을 알려주면서 난민이 다른 곳에 취업해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왔다.
문 대표는 난민과 인연을 맺은 것을 계기로 자연스레 기후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했다. 그는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로 삶의 터전을 떠난 기후 난민 아이들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느꼈다”며 “커피산업 구조 자체의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모델을 만들어 사업을 확장해야겠단 결심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 2020년 돌연 카페 운영을 그만뒀다. 그리고 2021년 사회적기업 이퀄테이블을 설립해 커피 생두 재배, 유통, 로스팅(볶음) 등 모든 단계에서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과정을 구축했다. 이후 내일의커피는 문 대표가 운영하던 카페 이름에서 이퀄테이블의 탄소 저감 원두 브랜드 이름이 됐다.
문 대표는 브라질 지역에서 혼농임업 방식으로 커피 작물을 재배하는 탄소 중립 인증 농장과 계약을 맺었다. 혼농임업은 더 많은 양의 탄소를 흡수할 수 있도록 잎이 넓은 나무 등 다양한 품종의 나무를 커피나무와 함께 심는 방식이다. 나무마다 수확하는 작물이 달라 화학비료를 쓸 수 없어 땅이 보호된다. 이렇게 생산된 원두를 재생 에너지로 로스팅했다. 포장재 역시 생분해 필름으로 만든 대체 원료를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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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소 저감 커피 모델 확산에도 주력
이퀄테이블은 탄소 저감 커피 공급과 사업 모델 확산에도 주력하고 있다. 삼성웰스토리, SK텔레콤, GS에너지 등 47개 기업에 이퀄테이블의 탄소 저감 원두를 공급 중이다. 또 기업에 탄소 저감 원두 사용 시 탄소 배출량 감축 수치를 제공해 기업의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 실천을 돕는다. 문 대표는 “커피는 대부분의 직장인이 매일 마시는 만큼 기업이 ESG 실천 관점에서 접근성이 매우 높았다”고 말했다.
이퀄테이블이 제공하는 ‘커피 탄소배출 계산기’ 서비스 화면. 일반 커피 원두와 탄소 저감 커피 원두의 탄소 배출량 차이를 비교해볼 수 있다.
문 대표는 2021년 KAIST 임팩트 MBA(사회적 기업가 경영전문대학원·IMBA) 과정을 밟은 것이 이퀄테이블을 설립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IMBA 과정은 사회적 기업 창업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SK그룹과 KAIST 경영대학이 설립한 2년제 프로그램이다. 입학생에게 창업 전담 교수 일대일 멘토링, 법률·회계 전문가 자문 등 창업에 필요한 것을 지원해 준다. 문 대표는 “IMBA에 참여하며 환경과 사회에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을 사업으로 구체화해 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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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