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이어 日 등 아시아 동맹에게도 압박 韓, 작년 GDP 2.8% 사용…대폭 증액 요구 받을 듯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9일(현지 시간) 파나마 수도 파나마시티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2025.04.10. [파나마시티=AP/뉴시스]
션 파넬 미 국방부 대변인은 19일(현지 시간) 동아일보의 관련 질의에 대한 서면 답변에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18일과 ‘샹그릴라 회의’(아시아안보대화)에서 말했듯, 미국의 유럽 동맹들은 이젠 특히 아시아에서 동맹 기준을 설정하고 있다”며 “그 기준은 GDP의 5%를 국방비에 지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18일 헤그세스 장관은 미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열린 2026 회계연도 국방부 예산안 청문회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위협을 언급하며 “방위비를 늘리고 있는 일부 동맹국들에는 박수를 보내지만, 나머지 국가들은 더 빠르게 더 많은 기여를 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어 “다음 주 예정된 나토 정상회의에서 동맹국들은 GDP의 5%를 국방비 및 국방 관련 투자에 지출하겠다고 약속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는 아시아를 포함한 모든 동맹국이 따라야 할 새로운 기준이 됐다”고도 했다. 아시아 국가들의 국방비에 대해선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사실상 이 발언은 아시아 동맹들에도 5% 수준의 방위비 부담을 요구한 것으로 해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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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지난해 GDP의 2.8%가량(66조 원)을 국방비로 지출했는데, 미측이 설정한 GDP의 5% 수준으로 국방비를 증액하면 그 액수는 118조 원에 달한다. 당초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방위비 증액 압박은 이어질 거란 관측은 나왔지만, 방위비 부담이 이 정도로 늘게 되면 그 비용에 대한 고민은 커질 수밖에 없다.
다음 주 나토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국방비 증액이 예고된 가운데, 유럽은 이미 자체적으로 국방비 지출 확대에 대한 고민이 커진 상황이다. 전날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유럽의회 본회의 연설에서 러시아가 지난해 EU 회원국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비용을 국방비로 지출한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모든 유럽 국가와 나토 동맹국들은 국방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