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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발 아래, 내 앞에, 우리 안에.”
―한지원 ‘이 별에 필요한’
2050년 서울. 우주비행사 난영은 화성 탐사를 꿈꾼다. 어린 그녀를 두고 화성에 갔다 영영 돌아오지 못한 엄마는 내내 난영의 마음에 자리한 상처였다. 지구에 발을 딛고 살지만 난영이 늘 저편 화성을 바라보고 그곳의 탐사를 간절히 원하는 건 그래서다. 그런 그녀의 삶에 제이가 들어온다. 부모님이 남긴 난영의 오래된 레코드 플레이어를 제이가 수리해주게 되면서 가까워진 것. 화성만을 향하던 난영의 눈은 비로소 눈앞의 제이를 향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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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떠나오고 나서야 알게 되는 것이 있다. 떠나오기 전엔 알 수 없었지만 떠나온 바로 그 자리에 언제나 있었던 것. 내 발 아래, 내 앞에, 우리 안에 그리고 이 별에.” 지구와 화성으로 떨어져 지내게 된 이별을 통해 난영은 자신 앞의 소중한 것들을 비로소 떠올린다. 늘 화성만 바라보고 있었지만 자신의 발 아래 있었던 땅과 자기 앞에 서 있던 제이, 그리고 우리라고 부르는 지구의 모든 연결된 존재들이 그것들이다. 멀리 있는 이상이나 꿈이 워낙 간절해 눈앞에 당면한 것들의 소중함을 잊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것들이 있어 꿈꾸는 것도 가능했다는 걸. 정치가 바라봐야 하는 것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